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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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 “23일 본회의 열어 예산안 처리”

“합의 불발 땐 정부案 또는 민주案으로”
여야, 법인세·경찰국 등 의견 접근한 듯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마지막까지 이견을 보였던 법인세와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문제에서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국회의장. 뉴시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김 의장이 제시한 두 차례의 합의 시한이 지나면서 여야의 예산안 협상이 법정 시한을 넘겨 계속 늦어지자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으로 읽힌다.

김 의장은 여야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15일 최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포인트 내리는 정부안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입장을 중재하는 1%포인트 하향안을 제시했다. 또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민주당의 요구대로 삭감하고, 우선 예비비로 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부대 의견을 채택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중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어 19일에도 예산안 합의를 독촉했으나 여야는 21일까지도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중재안을 바탕으로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렀다고 관측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 이번 주 안에 마쳤으면 좋겠다. 어느 한쪽의 결단만 남았다”고 했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거의 다 정리됐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그 이후 상황이 의장님도 납득을 못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이 최후통첩을 보낸 만큼 합의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정부의 예산안 원안과 민주당의 수정안이 동시에 본회의에 부의돼 민주당의 의중대로 수정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 수정안에는 여야가 합의한 감액분 외에도 대통령실 이전 예산 등의 감액분을 더해 정부 원안에서 1조7000억∼2조원이 감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욱·김현우·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