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부실한 대응 탓에 인명피해를 막지 못했다고 보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22일 “용산소방서장의 부실한 구조 지휘가 피해 확산에 중요한 원인이 됐다”며 최 서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밝혔다.
특수본은 소방당국 근무기록과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최 서장이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오후 10시28분 현장에 도착한 뒤, 오후 11시8분 지휘권을 선언할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특수본은 소방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오후 10시15분 참사 현장에서 인파가 넘어지기 시작한 정황을 확인했다. 그러나 최 서장은 현장에 도착한 뒤 40분 동안 무전을 듣고 현장지휘팀장과 대화한 것 외에는 별다른 현장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특수본은 파악했다.
참사 당시 대응 1단계는 오후 10시43분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내렸고, 2단계와 3단계는 각각 오후 11시13분과 오후 11시48분에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했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인파가 끼여 있는 상황이 오후 11시22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최 서장이 대응 단계 발령 등의 지휘를 했다면 이 시각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소방서장의 사고 후 조치는 매우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참사 현장에서 전문가에 의한 심폐소생술(CPR)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점, 사망자를 참사 현장 인근의 순천향대병원으로 대거 이송해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방치된 점 등의 상황에 대해서도 소방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져보고 있다.
특수본은 참사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가 인파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최재원 용산구보건소장의 해명이 사실과 다른 정황을 파악하고 그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아울러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