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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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스스로를 던져 가장 낮은 곳의 사람을 구한 예수 가르침 되짚는다”

SNS에 남긴 성탄절 인사서 “국민 삶 지켜야 할 책임 포기하지 않겠다” 다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 신시장을 방문해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성탄절인 25일 “스스로를 던져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구하고자 했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되짚어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금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다면 위기의 폭풍을 맨몸으로 견뎌야 할 분들부터 찾으셨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전하기 조심스럽다”며 “기대와 설렘이 가득해야 할 연말연시지만 많은 국민께서 민생경제 한파로 다가올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이태원 참사’ 유족을 비롯해 힘겨운 상황에 놓인 이웃들이 있다면서, 이 대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힘들어하는 이웃을 보듬고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책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계속해서 “산이 클수록 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기 마련”이라며 “비록 우리 사회가 많은 위기에 직면했지만 함께 손 맞잡으면 한 발 한 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의 성탄절 인사는 “연대의 온기로 추운 날씨를 녹일 수 있는 뜻깊은 성탄 보내시길 기원한다”는 말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 부산·울산·경남에서의 ‘민생 경청투어’ 중 자연스럽게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으로 이날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인근 봉하마을에 들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도 면담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러한 행보에 이 대표 측은 새해 인사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꺼리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상황과 맞물려 당내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뿐만 아니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월성 원전 등 전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수사를 ‘노골적인 야당 파괴’라며 강하게 비판해 이 대표가 ‘문심(文心)’까지 끌어안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친문(친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비이재명계 일각의 ‘이재명 자진사퇴 및 비대위 구성’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화학적 결합 모색 의도가 담겼다는 거다.

 

이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친문계’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과 맞닿는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몸을 담았던 정 의원은 친노·친문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