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종부세법 개정안에 공시가 현실화까지… 최대 수혜자는 누가 되나

서울 2주택자 보유세 4389만원→2202만원으로 확 준다

2주택자 중과세율 대상서 제외
기본 공제도 6억→9억으로 완화
부부공동 공제율 12억→18억으로
‘똘똘한 한 채’ 되레 부담 늘 수도
추경호 “2023년초 규제지역 해제”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 세부담이 대폭 완화된다. 특히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나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1월에는 부동산 규제지역이 추가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25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의 최대 수혜자는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2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중과세율(1.2∼6.0%)을 대신 일반세율(0.5∼2.7%)을 적용하기로 한 데다 2주택 이상자의 기본공제도 종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집값 하락분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팀장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84㎡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를 한 채씩 가진 2주택자 A씨의 경우 현행대로라면 내년에 4389만원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내야 하지만 이번 세제 개편안을 적용하면 절반 수준인 2202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현재는 중과세율이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일반세율이 적용된다. 종부세 기본 공제액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되기 때문이다. 올해 부과된 보유세 5358만원와 비교하면 59%나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부부공동 명의 경우에도 세부담이 줄어든다.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공시가 18억원 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한 가구의 경우 올해에는 종부세 156만7000원을 냈지만, 내년에는 아예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진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기본공제를 받는데, 공제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가면서 합산 공제액이 기존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공시가 18억원은 올해 기준 현실화율 81.2%를 적용하면 시가로 22억2000만원이다. 내년에 공시가 현실화율이 하향 조정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기준선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똘똘한 한 채’의 경우 종부세 부담이 소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공시가 2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한 1세대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 330만원에서 내년에는 341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60%에서 내년에는 80%로 늘었다고 가정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내년 공시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세 부담은 비슷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끝난 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종부세 완화뿐 아니라 부동산 대책 완화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투기 지역 등 조정지역에 관해 아직 일부 규제가 묶여있는데 해제 조치를 1월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부동산 세제는 내년 2월 각종 취득세 중과 인하 조치를 담은 법령을 국회에 제출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통과된 세제개편안에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점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투세 시행이 유예되면서 이 기간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현행대로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은 현행 제도대로 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 1∼4%)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 대주주 여부를 판정할 때 가족 지분까지 합산해서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규정은 내년부터 폐지한다.


세종=안용성 기자, 장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