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가 경기 북부 일대에 출현, 우리 군이 대응에 나섰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접경 지역 내 군사 활동을 금지한 9·19 남북군사합의 무력화와 함께 지난해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제시한 신무기체계 개발 5대 과업 중 하나인 정찰위성 및 무인기 고도화를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오전 10시25분부터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 등 수도권 북부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의 항적들을 포착했다.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미상의 항적을 최초로 확인한 군 당국은 육군 공격헬기와 공군 전투기 등을 투입해 대응 조치를 실시했다.
군에 의해 포착된 항적들은 복잡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정찰 등의 목적을 갖고 비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기체들은 2014년 경기 파주시와 인천 백령도에 추락했던 북한 무인기와 비슷한 크기로 알려졌다. 당시에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는 길이가 2m 미만으로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은 26일 오후 2시10분을 기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내려졌던 항공기 이륙 일시 중단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김포공항에서는 제주 등으로 이륙하려던 항공기 20편이 운항을 잠시 멈췄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기 이륙 일시 중단은 합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가 휴전선 이남에서 발견된 것은 2017년 6월 이후 5년여 만이다. 당시 북한 무인기는 강원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채 발견됐으며,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에서 경북 성주군 소재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사진이 나와 “군의 방공망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에서 도입한 것과 자체 제작한 기종을 포함해 300∼400대의 무인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했다. 공군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9분쯤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에서 공군 KA-1 경공격기 1대가 추락했다. 공군 원주기지에 속해 있던 KA-1은 기지를 이륙하던 도중 추락했다. 조종사 A(27)씨와 B(25)씨는 무사히 비상 탈출해 소방 당국에 의해 이송됐으며, 의식이 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공격기는 논 한복판에 추락했고 동체와 꼬리 부분은 산산이 부서져 추락 지점에서 50m가량 튕겨 날아갔다. 이번 추락 사고로 인근 민가와 초등학교 교직원, 학생 등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추락 지점과 민가의 거리는 300m, 인근 횡성 성남초교와는 직선거리로 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다.
다수의 목격자는 경공격기 추락으로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고 굉음도 일었다고 전했다. 성남초교 관계자는 “엄청난 굉음을 듣고 밖을 보니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나중에 전투기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공격기 추락 사고 직후 도 소방본부 상황실에도 관련 신고가 잇따랐다.
이번 사고와 관련, 군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