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화 시행 첫날인 2일 최소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718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내국인 269명, 외국인 449명이다.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은 208명 중 13명이 양성, 93명이 음성이었다. 나머지 102명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오후 6시55분 도착 항공편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확진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측은 오후 6시 기준 20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의 경우 입국 1일 이내에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항 중국발 선박은 65편으로, 입국자수와 확진자수는 집계 중이다.
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입국자들은 검역대에서 증상 유무, 내국인·외국인, 체류 기간 등에 따라 분류됐다. 유증상자는 검역소 격리시설에서 검사를 받았다. 무증상인 단기체류 외국인에는 붉은 명찰이 배부됐다. 이들이 입국장을 나오자 방역 요원들은 붉은 명찰을 확인한 뒤 검사 센터로 안내했다. 입국자들은 검체 채취 후 인근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검사 결과 통보까지는 최소 4시간가량이 걸렸다.
확진자들은 정부가 마련한 별도 격리시설에서 7일간 머무르게 된다. PCR 검사비 8만원과 격리 비용은 모두 본인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정책을 발표하고 사흘 만에 시행하면서 첫날 현장에서는 싱가포르발 입국 외국인이 빨간 명찰을 받는 등 작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출입국 일정을 미리 짰던 이들은 정책이 갑자기 변경돼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
일각에선 하루 1000명 수준인 중국발 입국자가 중국 방역 조치 해제 후 더 늘어나면 공항 검사 역량을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인천공항 PCR 검사 현장을 방문해 “필요하다면 대기 장소도 즉각 늘리고, 필요 인력도 바로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초경계 태세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1터미널 검사 센터는 350명, 2터미널은 150∼200명까지 각각 검사가 가능하다”며 “1터미널은 향후 수요에 따라 1000명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발 입국자부터 검역을 강화했지만, 향후 홍콩과 마카오 입국자로 조치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추세를 봐 가면서 홍콩·마카오뿐 아니라, 경유 입국자에 대해서도 중국 체류 일정을 확인하는 등 추가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637명으로,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했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42.2%로 상승했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40%대로 높아진 것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처음이다.
정 위원장은 “이번 동절기 유행에서 고령자 비율이 조금 높은 경향이 있다”며 “유행이 두 달을 넘어가면서 중환자가 계속 누적된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장은 위중증 악화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강조하면서 “백신을 거부해 중증에 이르는 것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난 것과 큰 차이가 없다”며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가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도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