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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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만지면 안돼요”…무분별한 ‘동물원 체험’ 이제 제한된다

환경부, 지자체·동물원에 ‘체험 프로그램 매뉴얼’ 배포
게티이미지뱅크

 

“동물을 함부로 만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동물들에게 정해진 먹이 외에는 주지 말아주세요.”

 

A 동물원에서는 프레리도그와 기니피그 등 설치류 먹이주기를 체험할 때 이 같은 내용을 공지한다. 입회한 사육사 역시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험을 중단한다.

 

2일 환경부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이런 내용의 가상 시나리오를 담은 ‘동물원 전시동물 교육·체험 프로그램 매뉴얼’을 전국에 있는 동물원과 동물원 운영 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

 

매뉴얼에 제시된 모범사례에는 통제에 따르지 않는 관람객이 있거나 동물의 건강이 악화하면 프로그램을 중지하고, 단순한 급여보다는 보유 동물의 특성에 맞는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11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이 개정되면서 이같은 매뉴얼이 배포됐다.

 

개정법은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보유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 공포 또는 스트레스를 가하는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주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하거나 관람객에게 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금지행위를 하는 동물원과 수족관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지행위를 세부적으로 규정하는 하위법령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환경부는 매뉴얼에서 ‘정해진 구역 내에서 사육사 입회하에 먹이주기·만지기 체험을 수행한다’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물의 건강·영양 상태에 따른 먹이를 선택하고 급여량을 제한할 것, 먹이주기·만지기 체험 시 동물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것, 올라타기 체험은 가축 및 가축에 준하는 동물에 한할 것을 권장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