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 ‘의료비후불제’ 첫발 뗐다

치료비 무이자 융자… 목돈 부담 줄여
상반기 도내 80곳 병·의원서 시범사업
65세 이상 소외계층 11만여명에 혜택

환자 의료비 장기 무이자 융자가 골자인 충북형 의료비후불제가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충북도는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A(69)씨가 석교동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하겠다며 의료비후불제를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도 관계자는 “A씨가 목돈 부담으로 임플란트 치료를 미뤄오다 장기간 이자 부담 없이 의료비를 해결할 수 있어 신청했다”고 전했다.

의료비후불제 신청 첫날인 이날 충북대병원에선 의료비후불제 지정병원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앞서 도는 지난해 말 충북대병원을 비롯해 청주의료원, 청주성모병원, 한국병원, 치과 등 도내 병·의원 80곳과 의료비후불제 시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북형 의료비후불제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핵심 공약이다. 목돈 지출 부담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보건의료 취약계층을 위해서다. 도는 우선 올해 상반기에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 운영방식은 가칭 ‘착한은행’에서 의료비를 대신 내고 환자는 대출(1인당 50만∼300만원)을 받아 36개월 무이자로 상환하는 형태다.

대상자는 65세 이상 도민 중 의료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보훈대상자, 장애인 등 11만2000여명이다. 대상 질환은 노인층의 빈도가 높고 의료비 자기부담금이 큰 인공 슬관절 및 고관절, 척추질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임플란트 6가지다.

소요 재원은 농협 정책자금 25억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도내 농협은행 27곳에서 대출을 맡는다. 도는 대출로 발생한 이자를 부담하고 의료비 대출 원리금 채무보증으로 환자가 부득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 대신 갚는다. 도는 이달 중 관련 조례를 개정해 수혜 대상자를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확대한다. 또 차상위계층과 보훈대상자, 장애인은 연령 제한 없이 의료비후불제를 이용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