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낮춰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을 쓰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일 뉴스1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7일 보증금 7억원(7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갱신권을 사용한 물건으로 2년 전 보증금 9억5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저렴한 계약이다.
인근 ‘고덕 아이파크’ 전용 145㎡도 지난해 11월 보증금 5억8000만원 월세 13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역시 갱신권 사용 물건으로 보증금은 이전 계약과 같았고, 월세는 70만원 낮췄다.
고덕동 일대는 신축 아파트 입주가 활발하면서 최근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4주 연속 매주 1% 이상 하락했다.
감액 갱신권 계약 사례는 강동구뿐 아니라 송파구 등에서도 빈번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 엘스' 전용 84㎡는 지난 6일 보증금 9억원에 전세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 2년 전 보증금 12억2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주변 ‘리센츠’와 ‘트리지움’ 등 잠실 일대 대단지에서 이 같은 거래 유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부동산업계는 감액 갱신권 계약 사례 증가 이유를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권환에 전셋값 하락이 겹친 결과라고 봤다. 갱신권 사용 이후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3개월 전 퇴거를 통보하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계약기간 중간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최근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보증금을 낮추는 등 감액 갱신권 계약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 집토스가 지난해 11월까지 수도권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 갱신권 계약 중 종전보다 보증금을 깎아서 재계약한 비율이 13.1% 증가했다.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체결한 계약도 전분기 대비 4.2%포인트(p)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