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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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캐롯, 기분 좋은 올스타 브레이크

임금체불 등 잇단 구단 잡음에도
2023년 5할 승률 넘겨… 성적 상승 기대

2022~2023시즌 프로농구에 뛰어든 데이원자산운용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데이원스포츠를 설립한 뒤 캐롯손해보험의 후원을 받아 고양 캐롯 점퍼스를 창단했지만 농구판에 온갖 잡음을 일으켰다. 데이원은 고양 오리온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내기로 했던 비용 중 계약금을 제외하고 아직 나머지를 치르지 못했다. 또 KBL에 내야 할 가입비 15억원 중 선납금 5억원을 약속한 날짜보다 늦게 지불하는 말썽도 일으켰다. 살얼음판 위 경영을 이어가던 데이원은 급기야 선수들 급여까지 밀리고 말았다.

김승기 감독(오른쪽)이 이정현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KBL 제공

자산운용사가 신뢰를 잃어가고 있지만 캐롯은 꿋꿋하게 성적을 내고 있다. 캐롯은 올 시즌 16승15패로 5할 승률을 넘은 채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올 시즌 캐롯은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오리온을 이끌었던 이대성(33)과 이승현(31)이 각각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전주 KCC로 이적하면서 선수층이 얇아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캐롯은 약하지 않았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승기(51) 감독은 지도력을 앞세워 팀을 이끌었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성현(32) 역시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시즌 초반 20승을 목표로 잡았다던 김승기 감독 역시 성적에 만족스러운 눈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 덕분”이라며 “5연패에 빠지며 주저앉을 뻔했는데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니 감독도 힘을 내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처음 목표를 넘어 이제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조한진(26)과 한호빈(32) 등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쓸 수 있는 선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