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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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작물직불제 도입… 방어·전복도 원산지 표시 의무화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농어촌, 새해 달라지는 것들

2월부터 가루쌀·논콩 등 농가에 지원금
청년 후계농자금 지원 한도 5억으로 상향
原乳 음용유·가공유로 나눠 차등가격제
산지 직거래 농산물 온라인거래소 출범

어구 생산·판매·사용·수거 관리체계 도입
어구실명제 적용… 수거비용 소유자 부담
수산물 원산지 의무 표시 대상 5종 확대
어업인 면세경유 보조금기간 2개월 연장

올해 대한민국 농촌은 다양한 변화가 이뤄진다. 가루쌀, 논콩 등 전략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지원금을 주는 ‘전략작물직불제’가 시행됨에 따라 논 풍경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젊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청년 농업인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낙농제도도 개편되고, 농산물 온라인거래소도 출범한다. 어촌도 변화를 꾀한다. 7개 업종에 대한 어구 전주기 관리가 시작되고, 원산지 표시 수산물에 방어·전복 등 5종이 추가된다. 2023년 달라지는 농어촌의 모습을 알아봤다.

◆가루쌀 등에 직불제… 낙농제도도 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보면 정부는 가루쌀 등 전략작물에 지원금을 주는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한다. 전략작물직불제는 기존 논활용직불제를 확대·개편한 것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의 국내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다. 지급대상 품목은 논에 재배하는 밀, 보리, 호밀 및 사료작물 등 동계작물과 하계에 재배하는 논콩, 가루쌀이다. 다음달부터 지자체를 통해 신청을 받아 ㏊당 50만~43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이 찾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정책도 시행된다. 정부는 청년 농업인에게 농지·자금·기술 교육 등을 지원하는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을 확대했다. 지원 대상을 기존 2000명에서 4000명으로 두 배 늘렸고, 영농 정착지원금을 월 최대 10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인상했다. 청년 농업인 대상 ‘농지 선임대·후매도제’를 도입해 만 39세 이하 농업인에게 농지를 최장 30년 임대하고 임대 완료 후 농지 소유권을 이전해준다. 또 후계농자금 지원 한도는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고, 금리는 2%에서 1.5%로 조정된다.

농번기 농업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도 본격 시행된다. 그동안 농가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3개월 또는 5개월간 직접 고용해왔으나, 앞으로 농협이 계절 근로자를 고용한 뒤 필요한 시기에 각 농가에 보낸다. 농가는 해당 시·군 또는 농협을 통해 인력공급을 요청할 수 있다.

낙농제도도 개편됐다. 우유 원유(原乳)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각각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됐다. 음용유 195만t, 가공유 10만t을 우선 적용하고 음용유 물량은 2년간 유지할 예정이다. 또 젖소 유량·유성분 검정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주고 유지방 최고 구간을 4.1%에서 3.8%로 낮췄다.

농산물 온라인거래소도 출범한다. 판매자와 구매자는 가격을 비교해 최적의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고 산지에서 구매자가 지정하는 장소로 배송할 수 있게 된다. 전국단위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적의 거래 체결이 가능해지고, 도매시장 경유 없이 구매자가 지정하는 장소까지 산지에서 직접 배송해 농산물 거래 물류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입찰·정가거래 외에 예약거래 등의 다양한 거래방식도 도입한다.

◆어구 관리로 해양오염 예방… 청년 귀어 지원

어촌·수산제도도 상당 부분 변화한다. 12일부터 어구의 생산과 판매, 사용, 수거 등 모든 주기에 걸친 관리체계가 본격 도입됐다. 폐어구로 인한 해양오염과 유령어업 등 수산자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생산·판매 단계 관리 강화를 위해 어구생산·판매업 제도가 신고제로 운영된다.

생산 또는 판매한 어구의 종류와 구매자, 수량 등을 기록하고 이를 3년간 보존해야 한다. 불법어구 제작과 판매는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과태료 등의 처벌을 받는다. 천재지변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 폐어구나 유실어구의 수거·처리에 드는 비용은 어구의 소유자가 부담하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어업허가규칙’을 통해 시행해 오던 어구실명제를 수산업법 시행령으로 격상해 법률상 근거를 마련했다”면서 “폐어구와 유실어구에 대한 수거비용은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 어구 수거에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어구별 수거비용 기준을 마련하고 폐어구는 100%, 유실어구는 50%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촌에서도 청년 지원 사업이 확대된다. 귀어·귀촌을 늘리기 위한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모집에 들어간 ‘2023년 청년어촌정착지원사업’은 지원액과 대상 모두 늘어났다. 이 사업은 만18세 이상 만 40세 미만의 청년 중 어업활동에 종사한 경력이 3년 이하인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사업대상자에 선정되면 최장 3년간 최대 월 110만원의 정착지원금이 지원된다.

고유가 충격을 덜기 위해 한시적으로 지원하던 어업인 면세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원기간은 당초 10월에서 2개월 연장된다. 어업용 면세경유를 공급받은 어업인은 11월 사용분과 12월 사용분에 대한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음식점 내 원산지 의무 표시 대상 품목이 현행 15종에서 20종으로 확대된다. 음식점에서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는 품종은 넙치·조피볼락·참돔·미꾸라지·뱀장어·낙지·명태·고등어·갈치·오징어·꽃게·참조기·다랑어·아귀·주꾸미 등 15종에 더해 가리비·우렁쉥이(멍게)·방어·전복·부세 등 5종이 추가된다.

음식점에서 원산지 의무표시 대상 수산물에 대해 원산지 표시하지 않을 경우 5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거짓으로 표시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섬 주민의 기본권 확보 및 해상교통권 확대를 위해 민간이 운영하는 일반항로 중 1일 생활권 구축을 위해 운항이 필요하거나 연속 적자가 발생하는 항로의 운항결손금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연안여객선 안정화 지원사업’ 대상 노선이 확정됐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