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강원도 정기 인사를 두고 도청 일각에서 ‘불공정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직원은 이번 인사에 불만을 품고 평일 대낮 도청 사무실에서 인사 담당자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15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도 공무원 A씨는 지난 12일 오후 2시40분쯤 도청 행정국 사무실에서 동료 직원을 폭행했다.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대낮 폭행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A씨는 “인사발령 낸 것을 취소하라”며 주먹으로 인사 부서 직원 B씨의 머리를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도 사업소로 인사발령이 나자, 이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직원은 “대낮에 도청 사무실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하다니 황당하다”며 “인사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당한 문제 제기가 아닌 폭력을 행사한 점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낮 인사담당자 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도청 일각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폭행 사건 이전부터 도청 내부 게시판에는 이번 ‘팀장급(5급) 이하 승진심의’ 인사위원회 결정에 대한 비판의 글과 댓글이 100여개 넘게 게시되는 등 팀장(사무관)급 이하 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게시글을 통해 일부 특정 부서의 인사 특혜를 거론, ‘그들만의 리그’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해당 게시글의 조회수는 적게는 2851회, 많게는 6500여회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 소속 전체 공무원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직원들은 특정부서를 지칭하며 “승진은 누구보다 빠르고 다시 요직으로 돌아온다”, “최악의 인사, 스스로 부끄럽지 않나”, “무리한 승진은 문제가 너무 많다”, “회전문 인사다”, “직원들이 바보인 줄 아느냐” 등을 비롯해 원색적인 비판의 글도 쏟아냈다.
또 산불과 폭설 등 재난재해 업무를 담당하는 재난안전실과 외부 사업소 등 이른바 기피 부서 근무 직원들에 대한 인사 배려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 소속 한 사무관은 “기획과 예산, 인사 등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부서 직원들의 승진이 빠르다 보니 타 부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재난안전실이나 사업소, 민원 업무 부서 등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직원(6급) 역시 “이른바 요직을 보면 특정 고등학교와 특정 지역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며 “공정과 정의를 강조한 지휘부가 이런 직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