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내는 축의금은 부조금(扶助金)의 한 종류다. 예전에는 잔칫집이나 상가에 축의금이나 조의금 대신 곡물이나 술, 기름 등 물건을 보태주거나 노동력을 제공하는 형태였다. 현금으로 부조문화가 바뀐 것은 1980년대부터라고 한다. 예식장에 접수대가 등장한 것도 이 시점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혼 축의금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한 커뮤니티에 ‘결혼식 4주 전 입사 신혼여행 후 퇴사한 직원’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반응이 뜨거웠다. 글을 올린 이는 “입사 한 달이라도 직원이어서 거래처에서는 화환을 보내고 모든 직원이 축의금을 냈다”며 “월급보다 더 많은 축의금을 받아갔다”고 했다. “취직은 결혼식 들러리용이다”, “도가 지나치다” 등 반응도 다양했다. 한 익명 커뮤니티에선 직장 선배 결혼식에 축의금 10만원을 내고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가 면박을 당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축의금이 직장인 사이에서 적잖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결혼식이 봇물 터지듯 열리면서다. ‘그동안 뿌린 돈이 얼마인데’라는 주변의 다그침에 비혼식까지 열어 경조사비를 회수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현직에 있을 때 자식 혼사를 치르려 애쓰는 풍토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급기야 ‘내고도 욕먹는다’는 말처럼 ‘축의금플레이션’(축의금+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MZ세대 사이에선 돈만 보내고 예식은 참석하지 않는 ‘결혼식 노쇼(no-show)’가 인기를 끈다고 한다.
축의금의 적정선이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다. 10년, 20년 전의 5만원이 그간의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미혼남녀 300명 대상 설문에서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남 81.3%, 여 85.3%)은 ‘당사자와의 친밀도’였다. 사회 통념상 얼마나 가까운 관계냐에 따라 액수를 정할 뿐 중요한 건 마음이다. 결혼식이 당사자가 아닌 퇴직하기 전 자녀를 결혼시키고 언제, 얼마를 주고받았는지를 적어둔 치부책에 의해 좌우되는 집안잔치로 전락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상부상조라는 미풍양속이 돈 몇푼으로 재단되는 세태가 씁쓸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