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대구가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대구굴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한 해가 민선 8기 대구 주요 시책의 계획을 세우고 포석을 마련한 해였다면, 올해는 주요 핵심 사업들을 제대로 추진해 대도약의 기반을 닦겠다는 구상이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대구굴기를 위한 7대 주요 시책 방향으로 △대구·경북 신공항 ‘일사천리’ 처리 △맑은 물 하이웨이 ‘국가주도’ 추진 △대구 공간 ‘미래 50년’ 구상 △5대 신산업 ‘전국 최고’ 도약 △투자유치 새역사 △재정건전화 ‘강력추진' 유지 △3대 도시에 걸맞은 ‘시민중심’ 행정을 제시했다.
◆‘더 큰 대구, 하나의 도시 대구’ 지향
대구시는 미래 50년 핵심 사업인 ‘대구·경북 신공항’을 오는 2030년 개항 목표로 역점 추진 중이다. 지난달 8일 경북 군위군을 대구시로 편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지역 정가는 일사천리로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법은 현재 국회 국토위 교통법안 소위에 계류 중이다. 시는 올해 초 임시국회가 열리면 여야 정치권과 협력해 법안이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급적 2월 중에 법안을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는 오는 7월 1일자로 군위군이 편입하면서 전국 특·광역시 중 면적 기준(1497㎢) 최대 도시로 급부상한다. 신공항을 중심으로 공항복합도시,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및 자유무역지대 등 신규 산업 단지를 조성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는 넓은 가용면적을 토대로 군위군을 항공·물류 중심의 첨단산업도시로 키워 미래 신산업 육성의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향후 20여 년에 걸쳐 군부대, 법원·검찰청 등 공공기관 후적지 공간혁신으로 ‘대한민국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안동·임하댐 등 낙동강 상류 댐 물을 도수관로를 통해 대구에 공급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국가수도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물 공급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상류 댐 원수에 대한 방안(타당성)을 확정하고, 환경부에 우선 건의하기로 했다.
◆게임체인저 ‘미래 신산업’, 전국 최고 도약
대구시는 부흥을 이끌 UAM(도심항공교통), 로봇, 헬스,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반도체 등 ‘5대 신산업’을 집중 투자해 전국 최고의 미래 자산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우선 SKT, 한화시스템 등 대기업과 함께 ‘UAM 시범도시’를 조성하는 한편, 금호강 물길로 이어지는 UAM 실증노선 운영도 추진한다. 전국 최초로 ‘지하철-자율주행-KTX(고속철)’ 연계 서비스도 선보인다. 로봇은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재예비타당성 통과에 역량을 모으고,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의료데이터 중계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ABB산업은 2조2000억원 규모 ‘8대 메가프로젝트 사업’을 확정해 추진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센서 산업을 집적화하는 ‘D-센서 클러스터’ 구축에 매진하는 등 미래산업 역량을 극대화해 나가기로 했다.
기업 투자유치에도 박차를 가한다. 앞서 시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원스톱 기업투자센터를 신설하고, 기업 유치 활동에 힘써 글로벌 기업인 발레오와 이케아, 코스닥 3위 기업인 엘앤에프에 이어 한화그룹과도 3조원 규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과거 10년간의 성과에 버금가는 12개 사, 4조404억원의 투자유치를 단 6개월 만에 달성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시는 올해도 과감한 기업 규제 개선으로 ‘규제혁신 선도도시’ 구현과 함께 신속한 인허가 지원을 통해 ‘지역투자 메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앞으로 막힘없는 투자환경을 조성해 5대 미래 신산업과 첨단 지식서비스 기업 등 신성장 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미래 50년 설계한 창조적 혁신 ‘속도’
대구시가 민선 8기 출범 직후 선제적으로 착수한 공공혁신, 시정혁신, 재정혁신이 전국으로 거침없이 확산하고 있다. 공공혁신의 신호탄으로 시 산하 18개 공공기관을 11개로 통폐합해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공공기관 구조개혁’의 모체가 된 데 이어, 전국 최초로 제정한 이른바 ‘알박기 인사 근절 조례’도 서울, 경기 등 4개 광역단체로 빠르게 전파됐다. 또한, 법령상 폐지할 수 있는 위원회 55%를 통폐합한 시정혁신에 정부를 비롯한 6개 시·도가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고강도 채무감축을 통한 재정 건전화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해 이미 순채무 2000억원을 상환했고, 올해도 공공부문의 자발적 예산 절감을 통해 1400억원을 조기 상환할 계획이다. 매년 2000억원을 웃도는 신규 지방채도 올해는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시민을 보듬는 필수 예산은 반드시 투입하되 선심성 예산은 철저히 배제해 4년 내 1조50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해 특·광역시 중 최저 채무 비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는 시민행복을 위한 체감행정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다음 달 2일부터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고, ‘대구형 택시앱’ 서비스를 개시해 시민과 택시업계가 함께 상생하는 민생안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체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45%로 감축하고 중수도 시스템을 대구 전역에 확산하는 ‘탄소중립 도시’로의 대전환도 시작한다. ‘금호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을 수처리한 낙동강 원수를 하루 10만t 공급해 수질을 개선하고, 계절에 따라 물놀이장과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는 등 고품격 수변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종한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앞으로도 대구시는 지방시대 기조에 발맞춰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2023년은 대구굴기의 원년… ‘30년 쇠락’ 종지부 찍을 것”
“올 한 해를 250만 시민이 힘차게 일어서는 대구굴기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홍준표(사진) 대구시장은 18일 “대구는 서울, 평양과 함께 해방 전 ‘한반도 3대 도시’라는 명성을 뒤로한 채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라는 외부 악재와 기득권 카르텔이라는 내부 저항에 끝없이 몰락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2023년은 절차탁마의 노력으로 위기의 대구를 재건하기 위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준비하겠다”고 새해 포부를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현관에 ‘대구굴기’라는 현판을 내걸었다. 굴기는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이 2003년 평화적 부상 전략으로 내세운 ‘화평굴기’와 2006년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대국굴기’에 사용한 용어다. 대구굴기는 그동안 쇠락을 거듭하던 대구가 힘차게 일어서는 원년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시정혁신과 대구 미래 50년 설계에 전력을 다해 온 홍 시장은 “대구혁신은 G7(주요 7개국) 선진국 시대를 주창했던 제 약속의 출발이었다”며 “대구 재건을 위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낼 각오로 치열하고 쉼 없이 달려 공공혁신, 시정혁신, 재정혁신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해 신공항 건설 사업과 미래 5대 신산업 육성 등 대구 7대 중점 시책을 발표하며 미래 50년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홍 시장은 대구 혁신의 밑거름이 될 ‘신공항’을 중요 키워드로 꼽았다. 홍 시장은 “대구 대혁신의 용광로가 될 신공항은 초읽기에 들어간 특별법만 통과하면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며 “일사천리로 (신공항 건설)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대구가 30년 쇠락에 종지부를 찍고 번영과 영광으로 우뚝 솟아나는 역사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대구 재건을 위한 역사적 도전에 대구 시민의 아낌없는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