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불명의 초록색 물질에 몸의 대부분이 뒤덮힌 채 힘겹게 살아가는 어느 고양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이 고양이는 제보자의 신고로 치료와 보살핌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있다.
18일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초록 흔적을 남기고 다니는 초록 고양이…쫓아가봤더니 충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경북 고령군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들어 한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제공하며 보살피고 있었다.
이 고양이는 등을 제외한 얼굴, 몸, 다리 등 모든 부위에 정체 불명의 초록색 물질이 묻어있었다.
A씨는 “고양이가 계속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다”며 안쓰러워했다.
실제로 촬영 당시 A씨가 준비한 사료통의 비닐 봉지에는 이 고양이가 묻힌 초록색 물질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고양이의 거처를 추적하던 중 “공장 근처의 지게차에 종종 앉아있었다”는 인근 주민의 말에 어느 공장 밀집 지역을 찾았고, 귀퉁이 한 곳에서 이 고양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양이는 몸에 묻은 이물질에 고통을 느끼는 듯 바닥에 몸을 비비고 있었다.
제작진은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 사료와 함께 케이지를 설치했고, 몇 시간 뒤 고양이를 포획할 수 있었다.
A씨는 “이제 살았다”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고양이를 진찰한 박순석 수의사는 “몸에 뭍은 물질도 문제지만 위 내에 이 물질이 가득 차있다”며 “고양이가 그루밍하는 과정에서 몸에 묻은 풀, 나무, 흙 등을 (물질과 함께) 계속 먹었던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이후 박 수의사는 5시간에 걸쳐 고양이 몸의 물질을 씻어냈다. 그는 “위장에 쌓인 물질은 스스로 토해낼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제작진은 공장 지역 내 위치한 페인트 업체 직원으로부터 고양이 몸에 묻은 물질이 우레탄 방수제라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로 고양이가 기거하던 장소 주변에는 우레탄 방수제가 가득 담긴 드럼통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박 수의사는 “만약 우레탄 방수제가 담긴 통에 고양이가 빠졌다면 발버둥을 쳤을텐데, 얼굴까지 다 묻은 방수제가 등에만 묻지 않았다는 건 이상하다”라며 “혹시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고양이를 통에 담궜을지도 모르겠다는 납득하기 힘든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양이는 박 수의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보살핌을 받게 됐다.
일정 시일이 지난 뒤 제작진이 박 수의사의 병원을 방문했을 때, 고양이는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였다.
고양이는 2~3세로 추정되는 수컷이었으며, ‘초록이’라는 이름도 얻게 됐다.
초록이의 몸은 방수제가 상당량 제거돼 원래의 노란색 털이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카메라 앞에서 초록이는 열심히 그루밍을 하고 있었다.
박 수의사는 “이제 스스로 그루밍을 잘 한다”며 “체내 물질이 많이 사라져 위험 요소가 상당부분 감소했다. 간, 신장 등의 기능도 많이 정상화됐다”고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