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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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기업들, 탈 중국행 빨라진다”

투자 고려하는 해외 지역 동남아·미국
커크 양 CEO “지난 5년간 압박 받아와”

대만 기업이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여파로 중국을 벗어나 동남아와 미국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는 최근 ‘2022년도 해외투자사업운영상황조사’에서 이같이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대만 기업인이 향후 3년 동안 투자를 고려하는 해외 지역 관련 조사에서 전통산업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16.72%), 미국(13.77%), 베트남(11.88%) 등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산업은 미국(12.46%), 중국 광둥성(10.28%), 베트남(9.9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은 베트남(16.52%), 그 외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이 각각 11.45%로 나타났다.

대만 가오슝 항구. EPA연합뉴스

커크 양 커클랜드 캐피털의 커크 양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CNBC에서 “중국과 대만의 지정학적 긴장감으로 지난 5년간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들이 많은 압박을 받아 왔다”며 “이 중 많은 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기에 미·중 분쟁으로 기업들이 중국 본토 밖으로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시보는 대만 기업이 대만에서 외국 주문을 받아 중국에서 출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기업의 중국 외 외국에서 받는 주문 비율이 2021년 기준 약 69.08%로 2016년(약 57%)보다 12.08%포인트 증가해 역대 최고치다. 이와 반대로 중국 주문 비율은 2021년 15.47%다. 이는 2019년(25.12%)보다 9.65%포인트 감소한 비중이다.

 

대만의 정보통신산업은 중국 내 출하 비율이 2017년과 2018년 60%를 넘었으나 2019년에는 50% 이하로 감소했다. 

 

대만 당국이 1991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내 장쑤성, 상하이, 광둥 지역 등 3곳에 대해 투자를 승인한 규모는 1271억7100만 달러(약 157조561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는 2018년 미중 무역 분쟁 이후 상하이와 광둥 지역의 투자가 전성기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