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온수매트 쓰면 절약되나요” 난방비 폭탄 속수무책…1월 더 나올듯

“생후 두 달된 아이가 있어서 1시간 간격으로 난방을 설정해놨더니 난방비가 40만원이 나왔어요.”

 

정부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최근 ‘난방비 폭탄’을 맞은 시민들이 다음달엔 더 비싼 고지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설 연휴부터 한반도에 몰아친 최강 한파에 난방 수요가 더욱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찾아오며 난방비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 시내 한 주택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25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서울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원으로, 전년 동기(14.22원) 대비 38.4% 올랐다. 중앙·개별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난방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 요금을 책정한 뒤 각 시·도가 공급 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5.47원 올랐다. 1년 새 인상률은 42.3%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가속하면서 국내 LNG 수입액이 567억달러(약 70조원)로 급증한 탓이다. 종전 최대였던 2014년 수입액(366억달러)을 훌쩍 뛰어넘은 사상 최대치다.

 

도시가스가 아닌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떼는 열 요금도 올랐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요금은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해 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은 지난해 3월 말까지 65.23원이었다가 4월 66.98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잇달아 인상됐다. 열 요금이 오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약 3년 만으로, 지난해 한 해 인상률만 37.8%나 된다.

 

이에 겨울이 본격화해 난방 수요가 늘어난 12월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든 이들의 푸념이 인터넷에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이모(29)씨는 “원래 난방비가 많이 나와도 4만원가량이었다”며 “지난해 겨울과 마찬가지로 난방을 켰는데 6만원 넘게 난방비가 나와 놀랐다. 자취생에겐 이 정도 금액인상도 큰 부담”이라고 했다. 인터넷엔 난방비 폭탄에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네티즌들의 문의도 잇따른다. 한 네티즌은 “온수매트 사용하시는 분들 난방비 절약되느냐”며 “30평 초반인데 난방비가 38만원이 나와 난방비 절약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체감온도가 수도권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간 만큼 이달 난방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12월보다는 1월에 더 추운 날이 많아서 난방의 수요가 높고, 사용량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