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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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닌 줄”…음주 뺑소니로 배달원 숨지게 한 의사 기소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햄버거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현직 의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피해자 측은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평생 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한 A(42)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인천 모 의원에 근무하는 A씨는 앞서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40대 의사 A씨가 지난 2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지난 20일 오전 0시20분쯤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다가 30대 배달원 B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검거 때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9%로 면허정지 수치였다. 그는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직진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맞은편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사람이 아니라 물체 같은 것을 친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B씨 측 지인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고인은) 평소 신호 위반을 하지 않고 사건 당일에도 신호를 지키고 있었다”고 알렸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