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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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탈출 때 김포공항 ‘비행기 통금’ 완화

지난주 폭설로 4만여명 발 묶여
자연재해 등 특수 상황 발생 땐
커퓨타임 조정 이착륙 시간 연장

지난 25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은 기존 비행기 이착륙 시간을 기존 오후 11시에서 2시간 연장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오전 1시까지 비행기가 김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전날 제주국제공항이 강풍과 폭설 때문에 국내선 476편 전편이 결항되면서 발이 묶인 4만여명의 승객을 수송하기 위해 김포공항 착륙 시간을 2시간 연장한 것이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임시편 25편을 포함한 514편이 집중 투입되면서 이착륙 허가 시간을 맞출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공항 운영을 늘렸다.

 

24시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공항과는 달리 김포공항은 1988년부터 오후 11시∼오전 6시 비행기의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즉 야간 운항제한(커퓨타임·Curfew Time)을 운영하고 있다.

 

커퓨타임의 도입 이유는 공항 주변 아파트 등 주거지의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포공항 인근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학습권 침해 등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되자 한국공항공사는 소음으로 피해를 보는 주택을 대상으로 여름철 에어컨 설치와 전기세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야간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수면장애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커퓨타임을 도입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처럼 자연재해 등으로 제주에 발이 묶인 승객을 수송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항, 국토교통부 등이 협의해 커퓨타임을 조정하고 있다. 2016년 1월26일 폭설로 제주공항에서 5만명의 승객이 오도 가도 못하게 되자 김포 등 일부 공항의 커퓨타임을 연장했다.

 

현재 김포·김해 공항은 오후 11시∼오전 6시, 제주공항은 0시∼오전 5시에 비행기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 커퓨타임으로 인한 불편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커퓨타임으로 김포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에 착륙한 항공기 수는 277편에 달했으며 대부분 제주발 김포행 비행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은 2020년 4월부터 2년2개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입국여객의 검역을 강화하기 위해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항공기 운항을 제한했지만 지난해 6월8일 해제하면서 24시간 이착륙을 허용하고 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