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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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두 아들 살해 뒤 “다중인격” 거짓말… 심리분석으로 들통

檢,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 선정

‘정신병리적 특성 없음’ 밝혀내
추행 피해아동 물품서 정액 확인
성범죄 남성 무죄 → 유죄 뒤집기도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뒤 다중인격장애라고 주장한 남성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밝혀내 재판에 넘긴 검찰 수사가 우수 과학수사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비롯한 5건의 수사를 2022년 4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경기 광명 소재 자기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모 씨. 뉴스1

검찰에 따르면 고모(46)씨는 지난해 10월 경기 광명 소재 자기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고씨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했지만,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했다.

안산지청 김재혁 부장검사와 정재훈 검사는 그러나 대검 통합심리분석으로 정신병리적 특성을 나타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고씨의 다중인격 주장이 거짓임을 확인했다. 대검은 “피의자 주장이 모두 거짓임을 밝히고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 분노가 증폭된 것이 범행동기인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웃 아동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의 사건을 맡은 대전지검 권성희 부장검사와 김혜주·정경영 검사는 1심 무죄를 뒤집고 2심에서 유죄를 이끌어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1심에서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DNA 감정 결과 정액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해당 남성도 재판 과정에서 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권 부장검사 등은 대검 DNA 정밀감정을 통해 피해자 물품에서 피고인 타액과 정액을 확인했다. 남성의 추행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한 검찰은 2심에서 보건연구관 증인신문 및 감정에 관한 전문적·과학적인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3년 반 동안 수사가 지연된 암호화폐거래소 데이터베이스 조작 사건을 담당한 서울서부지검 이병주 부장검사와 오광일 검사는 거래소 계좌거래 내역을 전면 재검토하고, 대검 사이버수사과 지원을 받아 자금 흐름을 분석해 운영자 2명과 직원 1명을 재판에 넘겼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중앙지검 이성범 부장검사와 김대철·민은식 검사는 반도체 기술 유출 혐의 사건을 수사하며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영업비밀 자료와 공모를 입증할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술을 취득해 중국에서 사용한 직원 등 9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중에서 6명은 구속해서 기소했다.

54억원 규모의 허위세금계산서 사건을 맡아, 모바일 포렌식 및 계좌 분석을 통해 3명을 직접 인지하고 2명을 구속한 평택지청의 김윤정 부장검사와 심기호 검사도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