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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로 찍고 레이저로 격추… 진화하는 ‘드론 킬러’ [심층기획-무인기 시대 글로벌 기술 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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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통신 주파수 추적해 위치 파악
적외선 카메라 등 드론 방출열 활용
GPS 교란·스푸핑·전파방해로 무력화
그물·맹금류·미사일 활용한 제압법도

‘안티드론’ 무력화 기술도 발전 거듭
GPS 신호 의존 않는 자율비행 기술
2022년 서울 침범한 北 무인기 대표적
드론 제어권 탈취 막는 보안 강화도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비행하는 드론(무인기)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에 따라 취미, 산업, 재난, 국방 등에 드론이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한 소형무인기 영공 침범처럼 군사적 도발, 테러, 범죄 등에 드론을 악용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나쁜 드론’을 막고자 등장한 기술이 안티(Anti) 드론이다. 미확인 드론을 탐지·추적해 무력화함으로써 주요 시설물에 대한 불법적인 드론 침투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드론이 언제든 위협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세계 각국 정부와 군대는 앞다퉈 안티드론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맹금류부터 전자전까지… “드론을 잡아라”

안티드론의 첫 단계는 탐지다. 드론의 존재를 파악하고 특징을 확인하면, 해당 드론이 불법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지 식별한다. 불법 드론인 것으로 드러나면 무력화 조치를 취한다.

드론 탐지법 중 레이더는 가장 많이 거론된다. 과거에는 드론 크기가 매우 작아 레이더로도 포착하기 어려웠지만, 전자기술 발달로 수㎞ 거리에서 드론 식별이 가능한 레이더가 여러 나라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등 방위산업 선진국을 비롯해 국내 기업도 드론 탐지 레이더를 개발한 상태다.

드론이 내뿜는 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 과정에서 드론 탑재 엔진은 상당한 수준의 열을 방출하는데, 적외선 카메라나 열상감시장비(TOD)를 사용하면 수백m 거리에서 탐지가 가능하다. 드론과 지상 통제소가 주고받는 통신 주파수를 추적해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엔진에서 나는 소음을 측정하거나 육안으로 관측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탐지한 드론을 무력화하는 기술로는 전파방해(재밍)가 대표적이다. 드론이 사용하는 통신 신호보다 더 강한 전파를 발사해 드론과 지상 통제소 간 통신을 단절, 이륙 장소로 돌려보내거나 추락시킨다. 같은 원리로 위성항법체계(GPS)를 교란하면 드론은 제대로 비행하지 못한다. 가짜 GPS 신호를 발신해 드론을 나포하는 스푸핑(Spoofing) 기술도 있다. 스푸핑 공격을 받은 드론은 지상 통제소가 원치 않는 곳으로 비행하거나 착륙하게 된다.

다만 시가지에서 전파방해를 실시하면 주변에 있는 다른 전자기기도 영향을 받는 문제가 있다. 특히 공항 인근에서 전파방해를 하면 GPS를 사용하는 민항기 안전도 위협받는다. 이 같은 문제로 전파방해는 실제로 사용하는 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상이나 공중에서 그물을 발사해 드론을 포획하는 방법도 있다. 드론이 가까이 접근하면 지상에서 그물을 쏘거나 공중에 떠 있는 드론에서 그물을 내려 드론을 잡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거리가 매우 짧고, 쿼드콥터(회전날개 4개가 달린 헬리콥터 형태의 드론)보다 더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비행하는 드론에는 효과가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독수리를 비롯한 맹금류로 드론을 제압하는 방법도 있으나, 훈련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쿼드콥터 이외의 드론 제압에는 한계가 있다.

대공포나 기관총 등 중화기로 요격하는 전통적 방식도 여전히 쓰인다. 30∼40㎜ 기관포에 근거리 레이더를 결합하거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사용하면 드론을 제압할 수 있다. 다만 낙탄 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레이저는 이 같은 위험을 덜 수 있는 무기로 평가받는다. 고출력 에너지를 표적에 집중시켜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정확하게 쏠 수 있다. 전력만 충분하면 다수 표적을 상대로 동시에 대응하는 것도 가능하다. 발사·유지 비용도 저렴하다. 드론에 내장된 반도체를 태워버리는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도 제안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레이저 요격무기 개발이 진행 중이며,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 관련 기술에 대한 탐색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미군 장병이 안티드론 장비 ‘드론 디펜더’를 하늘을 향해 조준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드론도 진화한다… “안티드론 막아라”

방패가 강해지면 창도 더욱 날카로워진다. 드론 분야도 이 같은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안티드론 시도를 무력화하는 드론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민간과 군대에서 드론 수요가 폭증해 관심과 투자가 늘면서 드론 기술 발달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지상과의 교신이나 GPS 신호에 의존하지 않는 자율비행은 안티드론 기술을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비행 전에 비행경로를 드론에 입력하면 지상 통제소와의 교신이나 GPS 신호가 불필요하다. 이는 안티드론의 핵심인 전파방해와 전자전을 쓸모없게 만든다. 지난해 12월 서울 상공을 침범한 북한 소형무인기는 비행경로를 사전에 입력, 지상에서의 조종 신호가 없어도 비행할 수 있었다.

영상정보를 토대로 드론의 위치와 자세, 고도 등을 파악해 비행하거나 전파방해 시 통신 주파수를 변경하는 기술도 거론된다.

해킹 등으로 드론 제어권을 탈취하는 것을 저지하는 보안성 강화 기술도 주목받는 추세다. 슈퍼컴퓨터보다 연산능력이 월등히 높은 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어려운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하면 드론과 지상 통제소 간 조종 신호 등에 대한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관련 기술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드론의 발전과 사용이 안티드론 기술을 만들었던 것처럼, 안티드론이 기존 드론의 성능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드론 사냥부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드론 사용 빈도가 높다.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앞세워 러시아군을 공격했지만, 러시아도 이란에서 들여온 샤헤드-136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인프라를 공습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다양한 방식으로 요격작전에 나서고 있다. 초기에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쏘거나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2만달러(약 2600만원) 정도에 불과한 드론을 요격하는 데 미사일과 전투기까지 동원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많았다. 러시아 미사일과 전투기 공습을 저지하는 데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사냥부대원들이 광학장비와 중기관총 등으로 드론 요격 훈련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SNS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내놓은 대책은 ‘드론 사냥부대’였다. 열상감시장비(TOD)와 고기동(High Mobility) 차량, 중화기만 있으면 구성이 가능하다. 외신에 따르면 드론 사냥부대는 TOD와 쌍안경, 조명탄 등으로 드론을 식별한다. 어두운 밤에도 드론 탑재 엔진에서 나는 소음을 듣고 위치를 포착한다. 이란산 자폭 드론의 소음이 크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작전지역의 특성은 태블릿PC로 확인한다. 드론이 나타나면 픽업트럭에 탑재된 중기관총이나 기관포를 쏴 파괴한다. 레이저로 드론을 지목하면 복수의 부대가 집중 사격을 가한다.

 

서방 측도 드론 요격에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안에 드론 요격 장비 ‘뱀파이어’(VAMPIRE) 14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방위산업체 L3해리스가 만드는 뱀파이어는 모든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정보감시정찰 로켓장비(Vehicle-Agnostic Modular Palletized ISR Rocket Equipment)를 줄인 말이다. 고해상도 센서로 드론을 포착, 레이저 유도 로켓으로 요격하는 무기로 민간 픽업트럭에도 쉽게 탑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전 자체 개발한 부코벨(Bukovel)-AD 대(對)드론 전자전 장비도 있다. 드론을 70∼100㎞ 거리에서 포착한 다음 16∼20㎞ 거리에서 전파방해로 드론과 통제소 간 무선 연결을 차단한다. 소형 드론은 이보다 짧은 거리에서 대응한다. 작동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2분에 불과하고, 다양한 종류의 차량에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