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난방비 폭탄' 피하려고?…가스 끄고 전기장판 쓰면 절약될까

84㎡ 아파트 기준 난방비 1만7442원↑
전기사용량 증가 예상…전기세도 올라
전기매트 쓰면 최소 약 月 2만원 증가
온풍기는 누진 단계 따라 10만원 이상↑

지난해 크게 오른 가스요금에 한파가 겹치면서 '난방비 폭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전기요금 인상까지 예정된 상황이어서 난방비 절약 방법을 둔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84㎡(34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1년 만에 난방비는 평균 1만7442원(53.6%)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도시가스 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38.4% 인상된 가운데 한파로 사용량이 증가한 탓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 일부 중단 등으로 극심한 에너지 수급 불균형 발생해 국제 연료가격이 폭등했다.

 

여기에 올 겨울은 유독 추웠다. 최근 3개년 12월 중 작년 12월 한파일수는 최다(3.5일)를, 평균기온은 최저(-1.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스요금 부담을 줄이고자 최근 온열기기(전기매트, 온수매트 등) 구매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온라인 쇼핑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6일 전주(13∼19일) 대비 각 제품군 판매량은 전기매트 65%, 온수매트 58%, 전기스토브 62%, 온풍기 58% 늘었다.

 

가스 난방을 줄이고 전기난방을 사용하려는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문제는 전기 요금도 올해부터 인상됐다는 점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주택용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h)당 32.4원 인상돼 지난해와 동일한 사용량을 전제한다면 일반가구는 전년대비 월 약 1만1000원, 취약계층은 650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전기매트, 온수매트를 새로 사용해 전기사용량이 증가한다면, 하루 8시간 사용 전제 시 일반가구는 월 1만9000~2만7000원, 취약계층은 1만5000~2만1000원 요금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내 한 건물에 전기 계량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이 수치는 누진 2단계(201~400㎾h)를 전제한 것으로, 가구에 따라서는 사용량 증가로 누진 3단계(400㎾h초과)를 적용받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전기요금 부담이 더욱 늘어난다.

 

매트류에 비해 소비전력이 훨씬 큰 온풍기와 스토브를 사용하고 누진 3단계를 적용받는 상황이 되면 요금 증가폭은 10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에너지비용 체감 부담이 큰 취약계층은 정부와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부담 경감을 위한 각종 지원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에너지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이용권)를 지급해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액화석유가스(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전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10개 유형, 총 370만호를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전기요금 복지할인제도와는 별도로 올해 전기요금 인상시 복지할인 가구에 대해서는 평균사용량(313㎾h)까지는 1년간 요금을 동결하고, 초과 사용량에만 인상된 요금을 적용함으로써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높은 연료가격 추이가 단기간 하향 안정세로 전환되기 어렵고 그간 국민경제 부담 등을 위해 억눌러왔던 에너지 요금의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다각적인 에너지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다소비국이다. 낮은 요금 등으로 특히 전력 부문의 소비효율이 낮다. 이에 한전은 요금할인 등 직접지원 외에도 취약계층과 뿌리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전력계량기.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전기요금 복지할인 가구의 고효율가전 구매 시 기기 가격 일부를 지원한다. 지난 2021년 4월부터 예산 총 700억원 소진 시까지 진행된다. 사회복지시설(노인, 아동, 장애인)의 냉난방설비 구매비용도 일부 지원하는데 역시 예산 1000억원 소진 시까지 사업은 유효하다.

 

산업구조상 전기사용량이 많은 뿌리기업에 대해서도 에너지효율향상 지원확대 및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연계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고효율기기 보급 예산은 지난해 55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약 3배 증액하고, 뿌리기업 맞춤형 효율개선 사업의 예산도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복지할인 가구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은 현재 잔여예산이 293억원이고, 사회복지시설 고효율 냉난방기기 지원은 740억원의 예산이 남아 있다"며 "기업은 초기 투자비 없이 에너지효율 향상이 가능하며 참여기업 평균은 연간 약 5300만원 요금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