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 수업이 소수의 체조 선수를 양성하기 위해 변칙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다. 3년전 체조부 학생이 연습을 하다 부상을 당해 숨진 적 있는 이 학교에 전남도교육청이 방과후 학교 강사에 매월 수백만원의 수당과 출장 여비까지 지급하며 되레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전남도교육청이 발간한 ‘방과후 학교 운영 길라잡이 지침’ 등에 따르면 일선 초등학생 개인별 방과후 수업은 주당 7시간 이내로 운영하고, 주중에 하루는 ‘방과후 학교 없는 날’로 지정해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방과후 학교가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사교육으로 집중된 교육 분위기를 다시 공교육으로 되돌려 교육의 균등한 분배를 이루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영광군 소재 한 초등학교는 이런 지침을 무시하고 4명의 체조 운동부를 위한 방과후 학교 강사에 수당과 출장비 등을 챙겨주며 변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타지역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명칭과 계약은 위·수탁계약서를 작성한 순수한 방과후 강사로 돼 있으나 실제로 학교에선 체조 운동부를 가르치는 보조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계약서에는 매주 14시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조건으로 강사료는 시간당 4만원이지만, 수요일 2시간은 운동기구나 장비점검 시간을 지도시간으로 간주해 강사료를 더 책정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개월 동안 강사가 받은 수당은 2320만원인데 취재 결과 이와 별도로 학교운동부 강사 출장 여비(100만원)와 체조부 전지훈련비 등 관외 여비(264만원)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교육청은 “학교운동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전국체육대회 참가 등 출장비와 숙박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타 과목 방과후 학교 강사와의 형평성 문제나 특정 선수를 키우기 위해 보조강사가 지도하고 있다는 점은 지침에도 맞지 않고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 학교는 2020년 체조부 한 학생이 연습 도중 부상을 당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운동부 학생들에 대한 안전에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체조부를 운영하는 데 학생 안전에 문제가 있어 보조강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채용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규정에 맞게 정상적으로 전문적인 코치를 쓸 수 있도록 시정조치해 도교육청에 요청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