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양강 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후보가 3·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며 각 주자의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후보가 언론보도 등을 인용해 자신이 1위라고 주장하자, 안 후보 측은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며 당 선관위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안 후보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회는 12일 김 후보를 겨냥해 “불공정 행위와 가짜뉴스에 강력 대응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공문을 당 선관위에 발송했다. 김 후보가 전날 경기 용인에서 열린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한 언론사의 보도를 거론하면서 “어제와 오늘 뉴스를 보니 기사가 났던데 1등이 누구인가”라며 지지를 호소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는 이어 “2등이랑 차이도 크게 난다던데, 당의 안정을 외치는 제 의견에 많은 당원들이 뜻을 모아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는 1차 컷오프 결과 김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고 1등을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안 후보 선대위는 공문에서 “선관위는 득표 순위와 득표율을 철저히 비공개함은 물론, 각 후보가 이에 대해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러한 불공정 행위와 가짜뉴스에 대해 빠른 조치를 취해 주시길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통화에서 “(해당 매체에서) 취재한 결과라면 선관위에서 흘린 것이라 선관위에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만약 그게 아니라면 오보이므로 선관위가 (해당 매체에) 기사를 내리라고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컷오프 결과가 발표된 당일부터 순위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결과 발표 직후 정치권에는 서로 다른 내용을 담은 예측치들이 확산했다. 김 후보는 이에 “여러분이 보내준 압도적인 지지는 당을 안정 속에서 개혁으로 이끌어나가란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이 1위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고, 안 후보는 “‘누가 1등이다, 2등이다’ 이런 말 나온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했다.
당 선관위 산하 클린경선소위원회는 안 후보 측이 보낸 공문에 대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관위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밝히는 것 이외의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흥수 당 선관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당 선관위 차원에서) 조치할 것은 없다. 선관위가 (컷오프 순위를) 발표하면 본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안 한 것뿐이지, (언론 등에서) 근거없이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