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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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상대 강점 직시해야 안보협력 가능”

동북아질서 변동·양국 전략 세미나

“韓 탄도미사일·日 해양 작전 능력
서로 보완적 역할 할 수 있어” 강조

윤석열정부가 추진하는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 상대방 강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9일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부산외국어대 사회과학대학 주최로 ‘동북아질서 변동과 한·일의 전략’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세미나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현재로서는 암담하다”며 “가장 큰 이유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해)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와 미·일 간 동맹을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지만 한·일은 서로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은 자위대가 없는 능력을 한국이 가지고 있어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도 마찬지로, 유일한 부담은 (한·일 안보협력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미국으로부터 방기당할 수 있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부산외국어대 사회과학대학 주최로 9일 개최된 세미나에서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실장(오른쪽) 발언을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이 듣고 있다. 부산=김청중 기자

차 실장은 그러면서 “한·일 안보협력이 가능하려면 양국이 가지고 있는 쓸데없는 자존심이나 거품을 빼고 상대방 강점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가령 한국의 탄도미사일 능력이나 일본의 해양 작전 능력은 서로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차 실장은 특히 “일본이 대만해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군함을 가지면 한국 여론은 (자위대가) 독도로 올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우리가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에 대해 경계하는 것처럼 일본도 한국의 (중거리탄도미사일) 현무-5에 대해 좋아하는 것만은 아니다”며 “상대방 강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절박성이 결여되면 한·일 안보협력은 레토릭 이상 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세미나에 참석한 야마모토 몬도(山本文土)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는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 “(한·일 간에) 역사 문제도 있지만 일단 가능한 문제부터 조금씩 해 나아간다는 것이 향후 전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청중 기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