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10일 검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지난달 10일 출석한 것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 검찰 조사다.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소환 조사에 대해 “정적 지우기, 전 정권 지우기 칼춤”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새로 제시된 증거도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200여 쪽에 이르는 검찰 신문에 지난번 출석했을 때 제출한 진술서로 대신했다고 한다.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무책임하고 떳떳하지 못한 태도다. 이 대표의 각종 비리 의혹이 그의 주장대로 권력이 없는 죄를 만들어낸 것이라면 비리 혐의들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하는 게 옳다. 여당 대선 후보를 지낸 제1야당 대표라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적 제거’ ‘야당 탄압’ 등의 정치적 수사(修辭)로 피해갈 게 아니라 국민적 의혹에 분명히 답하는 게 도리인 것이다. 진술거부권 행사가 피의자의 방어권에 해당한다고 해도 이 대표처럼 진술서만 내고 입을 꾹 닫을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이 대표는 무죄를 주장하지만 이에 배치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쌍방울그룹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모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그제 태국에서 급거 귀국한 건 이 대표에게 배신감을 느낀 김성태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이)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려는 모양새가 있어서 배신감과 억울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쌍방울의 불법 송금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자 김 전 회장이 김씨 귀국을 종용했다는 취지다. 김씨가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인 만큼 수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 없이 대장동과 성남FC 사건 등을 묶어 이르면 이번 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무죄를 받자 일각에서 검찰 수사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유죄 입증을 위해선 진술이 아니라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를 마치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다.
[사설] 이재명 소환 마무리한 檢, 법과 원칙 따라 속히 결론 내야
기사입력 2023-02-12 23:16:23
기사수정 2023-02-12 23:16:22
기사수정 2023-02-12 23:16:22
대장동 등 묶어 영장 청구 가능성
李, 진술거부하고 정치보복 주장만
확실한 증거 제시로 유죄 입증해야
李, 진술거부하고 정치보복 주장만
확실한 증거 제시로 유죄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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