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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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국민 반찬’서 ‘건강 스낵’으로… 글로벌 입맛 사로잡다 [K브랜드 리포트]

<103> 동원F&B ‘양반김’

38년 장수 브랜드
1986년 출시… 올림픽 후 시장 급성장
국내 첫 ‘원초감별사’ 운영 품질 만전
1300억 매출… 조미김 시장 23% ‘1위’

세계인 입맛 저격
‘김부각’ 등 간식·안주다양한 제품 출시
美·中·동남아 등 세계 28개국으로 수출
에코패키지로 친환경 실천·폐기물 절감

세대를 가리지 않고 한국인의 밥반찬으로 사랑받아 온 국내 조미김 브랜드 ‘양반김’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1986년 출시 후 38년간 우리 식탁을 책임져 온 양반김은 차별화를 통해 치열한 조미김 시장에서 제자리를 지켜왔다. 동원F&B는 ‘좋은 원초가 좋은 김을 만든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깨끗한 바다에서 자란 고급 원초만을 고집했다. 우수한 기술진은 물론 일본에서 최고급 위생 생산 라인을 도입해 품질 차별화에 집중한 결과, 이제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강 간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원F&B는 K푸드 열풍에 따라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등으로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우리 김의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1등 비결은… 국내 유일 ‘원초 감별사’

동원F&B는 국내 최초로 ‘원초 감별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원초 감별사들은 김 포자를 뿌릴 때부터 원초를 관리하며, 수확기에 일일이 산지를 돌면서 원초를 수매한다. 김의 품질은 얼마나 좋은 원초를 선별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원초란 바다에서 자라나 가공되기 전까지 김의 원재료를 말한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빛을 띠며 윤기가 나야 좋은 원초라 할 수 있다. 동원은 김 고유의 향을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좋은 원초로 고유의 향을 유지해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원F&B는 꼼꼼하게 검증한 원초를 100도에서 한 번, 250도에서 또 한 번 굽는다. 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 포장지를 도입해 산소와 빛의 투과를 줄였다.

국내 조미김 시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변혁을 맞았다.

조미김의 세계적인 인지도 증가와 국내 도시락 김 소비량 증대로 1986년 200억원에서 1988년 600억원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동원F&B는 1990년 10월 국내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해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양반김은 현재 약 13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국내 조미김 시장에서 20년 이상 1위를 지키고 있다.

◆‘양반김’에서 ‘김부각’까지…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세계인의 입맛 저격

양반김은 현재 미국, 중국 등 28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수출국 중에선 일본이 전체 수출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할랄 식품 인증을 획득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국가로도 수출하고 있다.

김은 국내에서는 주로 밥반찬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건강성과 취식 간편성이 뛰어나 미국이나 태국,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간식으로 즐기는 음식이다. 이에 동원F&B는 다양한 용도의 조미김 제품군을 출시하며 해외로 적극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양반 김부각’이 대표적이다. 전통 식품인 김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간식 제품이다. 김부각은 김에 찹쌀풀을 발라 오랜 시간 말린 뒤 튀겨 만드는 전통 식품으로, ‘양반 김부각’은 국산 김 원초에 100% 국산 찹쌀풀을 발라 고소함을 더했다. 전통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한 번 구운 뒤 튀겨내는 현대 방식으로 만들어 식감이 더욱 바삭하고 깔끔하다.

한국적인 맛의 ‘양반 김부각’은 아이들 영양 간식이나 어른들의 술 안주로 활용하기 좋아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간식 김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 ‘양반 김부각’은 원초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김부각’ 오리지널 제품과 100% 국산 마늘 분말로 감칠맛을 더한 ‘마늘 김부각’, 새우 가루를 입힌 ‘새우 김부각’, 김치 시즈닝을 더한 ‘김치맛 김부각’ 등 4종으로 구성됐다.

동원F&B 관계자는 “앞으로도 철저한 품질 관리와 지속적인 용도 확장으로 대한민국 대표 조미김 ‘양반김’이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서울에 마련된 양반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동원F&B 제공

◆플라스틱 용기 없앤 ‘양반김 에코패키지’로 친환경까지

동원F&B는 조미김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제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없앤 ‘양반김 에코패키지(Eco-Friendly Package)’를 선보이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양반김 에코패키지’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제거한 친환경 제품으로, 플라스틱은 물론 제품 포장 부피까지 줄여 비닐과 종이박스 등 포장 쓰레기를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했다.

‘양반김 에코패키지’는 출시 이후 2022년 12월까지 약 2년6개월 동안 2000만봉 이상 판매됐다. 이를 통해 누적 100t 이상의 플라스틱과 약 20t의 종이 폐기물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각각 500㎖ 페트병 약 720만개, A4용지 약 400만장에 달하는 양이다.

‘양반 들기름김 에코패키지’는 국내 조미김 최초로 ‘레이저 커팅 필름’을 도입해 제품을 뜯는 과정에서 조미김이 함께 찢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레이저 커팅 필름은 고열의 레이저로 필름 겉면에 작은 구멍들을 내 점선을 만들어 쉽게 찢어지도록 만든 포장재로, 동원그룹의 종합포장재 기업 동원시스템즈와 2년여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동원F&B는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더현대서울에 한식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양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풍미일류 양반 대잔치’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팝업스토어는 ‘양반’의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MZ세대가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4일간 진행된 ‘양반’ 팝업스토어에는 7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아 관심을 모았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