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의 도시’로 알려진 강원 평창군이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사업을 바탕으로 차세대 성장산업인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에 나선다. 그린바이오 산업은 농업에 바이오테크(생명공학이 약학·의학 분야와 접목된 개념)를 가미해 고부가가치 제품 등을 만들어내는 첨단산업이다. 최근 몬샌토, 바이엘, 켐차이나, 듀폰 등 다국적 글로벌 농업·제약·화학 기업 간 합병이 진행될 정도로 세계적인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평창군은 지난해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을 위해 주관한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는 평창(대화면 신리) 일대에 조성되며 향후 그린바이오 산업 생태계 구심점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서는 산업 생태계 구축을 비롯해 유망 벤처기업의 발굴과 유치, 특화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 제공 등을 한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31억원이 투입된다.
앞서 군과 강원도는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 강원테크노파크와 서울대 평창캠퍼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연구소,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서울대학교병원 등 11개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군은 우수한 생물다양성과 세계적 수준의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 기관을 보유, 소재 발굴에서 원료 생산, 가공, 유통, 소비와 전후방산업까지 그린바이오 전 주기 플랫폼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063억원 규모 국가공모사업 선정… 현안 사업 적극대응
군은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공모사업 선정을 시작으로 민선8기 출범 직후 1063억원 규모의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기반 삼아 군정 운영 방침인 인구 유입과 농업생산력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정부에서 정한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된 군은 지역소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활인구를 바탕으로 한 인구 유입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도내 시·군 가운데 최대 규모인 670억원의 정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군은 확보된 기금을 바탕으로 군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정책을 실시해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청년창업 성장 지원센터도 설치한다. 청년들의 취업과 진로,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사회참여 기회를 보장해 자립기반 마련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사업을 통해 청소년기반시설을 복합화해 청소년 프로그램의 질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안도 준비된다. 또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발굴해 생활인구를 확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와 별개로 매년 40대부터 60대까지 중장년층 인구가 순유입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귀농·귀촌 인구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다양한 유입사업도 개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농장 농업체험복합단지를 조성, 군내 전입하고자 하는 예비귀농인에게 농업기술과 농산물 유통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외부 관광객을 군내로 유입하는 정책도 별도 추진되고 있다. 군은 전국 최초로 지역을 방문하는 개별 관광객에게 여행장려금을 직접 지원하는 ‘평창여행자카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을 찾는 개별 관광객 1인당 1만원이 충전된 무기명선불카드(평창여행자카드)를 여행장려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연간 7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평창군 관계자는 “다양한 인구 유입 정책을 통해 지역 인구 증대는 물론, 경제 활성화와 지역소멸 대응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농업생산력 증대 위해 매년 ‘1000억원’ 투입
최근 농산물에 대한 글로벌 수급 악화와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됐다.
군은 지역 농업생산량 증대를 위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농림축산업 분야에 투입한다. 농축산업 경영환경 개선과 안정화를 위해 기관 간 협약 체결을 확대하고 일자리 지원센터를 설치해 부족한 농업인력의 안정적 수급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지방비 약 80억원을 투입, 소모성 농자재를 반값으로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또 안전하고 효율적인 영농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약 9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도·배수로 정비와 수리시설 개보수, 한발대비 용수개발 등 영농인프라도 점차 확충한다.
이 밖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됐다. 군은 우선 단기 경기부양책으로 관광자원과 연계, 공격적인 스포츠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전지훈련 및 공공체육시설 예약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간 약 6만명의 전지훈련팀을 유치하고 훈련시설도 꾸준히 개선, 확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100억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은 물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환경 개선 등 정책을 실시해 지역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강화한다.
중장기 정책으로는 기존 농공단지의 활성화 지원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 서울대학교 산학협력사업 유치, 수도권 대학교 연수원 유치 등 내실 있는 공공기관 유치와 정착 지원을 병행 실시한다. 군은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동계올림픽 성공개최 ‘평창’ 스포츠 기반시설 활용 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지역 스포츠 분야의 경우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군은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우수한 스포츠 기반시설을 갖추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군은 우수한 스포츠 기반시설을 활용해 군을 각종 동계종목의 전지훈련지로 만들 계획이다. 육상과 동계스포츠 종목 선수단이 주로 방문하는 대관령면 내에 위치한 대관령 전지훈련장과 국내 유일의 바이애슬론 경기장,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등 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또 평창국민체육센터에는 레슬링 전용 훈련장과 체력단련실 등 편의시설이 이미 설치돼 전국 레슬링 선수단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 속 지난해 기준 13개 종목 209개 팀, 연인원 6만여명이 전지훈련 장소로 평창을 선택했고 이로 파생된 지역경제 효과는 2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나아가 군은 연내 ‘평창군 체육진흥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해 관내 체육시설 활용 방안과 체육시설 예약시스템 마련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영균 평창군 부군수는 “사계절 스포츠의 메카인 평창을 방문한 모든 종목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선수가 평창을 찾아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재국 평창군수 “6월 출범 ‘강원특별자치도’… 지역경제 발전 대전환 기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평창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취임 8개월을 맞은 심재국(사진) 강원 평창군수는 1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6월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에 평창군의 명운이 달렸다”고 강조했다. 매년 커져가는 인구 및 지역소멸의 위기감과 가속화하는 지역경기 침체 현상을 각종 행·재정 특례가 반영된 강원특별자치도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심 군수는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강원특별자치도 대응 전담팀과 민간자문단을 구성해 평창군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특례 35건을 발굴, 핵심 특례 12건을 선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산림과 환경, 농업 등 분야의 불합리한 각종 규제 완화는 평창군 발전에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라며 “각종 규제 완화 내용이 담긴 강원특별자치도가 공식 출범한다면 천혜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평창 국제관광랜드 조성 등 핵심 특례사업을 중심으로 평창 발전에 대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지난달 공개된 ‘강원특별법 특례 반영 법률 조문(안)’을 살펴보면 평창군이 제안한 백두대간보호법, 산지관리법 등 산림 관련 규제 완화가 대부분 반영됐다. 심 군수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인 산악관광사업을 펼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법안에 담긴 산림이용진흥지구 지정 특별법은 단순 산악관광을 뛰어넘어 산림자원을 활용한 신관광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 군수는 “규제 완화를 통한 산악관광 민자유치를 활성화하겠다”며 “산악열차와 산장호텔, 트리 캠핑장 등을 조성하는 등 강원특별자치도 규제 완화를 통해 산악관광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심 군수는 “올해를 평창군 발전의 원년으로 삼고 민선8기 공약 및 역점사업의 성과 창출을 위한 방향성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