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밀쳤는데 숨 안쉬어” 주장한 인천 초등생 계모…경찰 ‘아동학대치사→살해’로 죄명 변경

친부·계모, 훈육 차원 체벌만 인정할 뿐 대부분 혐의 부인
지난 10일 오후 초등 5년 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40대 계모(왼쪽)와 30대 친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뉴시스

 

경찰이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상습학대 해오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한 의붓어머니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죄에서 더 무겁게 처벌되는 아동학대살해죄로 변경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방임 혐의로 친부 A씨(39)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계모 B씨(42)를 각각 구속 송치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A씨 등은 검거 당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각각 긴급체포됐다. 그러나 이후 사건 당시 범행 현장인 주거지에 A씨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A씨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죄만, B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A씨와 B씨는 각각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훈육 차원에서의 체벌만 인정할 뿐,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일부 폭행이 있었다”고 진술했으며, B씨는 사건 당일 “밀쳤는데, 넘어진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A씨와 B씨가 나눈 대화에서 학대 정황을 확인해 수사를 이어갔다. 그 결과 A씨 등이 지난해 1월부터 C군(11)을 학대해오다가 숨지게 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수사를 통해 C군이 평소 지병을 앓고 있지 않고, C군의 국과수 부검 사인인 다발성 손상에 이를 원인이 학대 외에 다른 요인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파악했다.

 

경찰은 B씨가 1년에 걸친 학대와 방임으로 C군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병원 치료 등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했다고 보고 기존 죄명을 변경해 살해죄를 적용했다.

 

A씨는 해당 기간 폭행과 방임만 했다고 보고 기존 혐의를 유지했다. 경찰은 A씨 등을 16일 오전 중 검찰에 구속송치할 방침이다. A씨는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아들인 C군(11)을 상습학대하고, B씨는 지난 7일 같은 장소에서 의붓아들인 C군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