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어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과 유착 없이 정상적인 구조였다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최소 6725억원(전체 개발이익의 70%)을 챙겼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이 대표가 강조한 성남도공의 확정이익 1830억원을 제외하고 배임액(4895억원)을 계산했다. 또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고려해 민원이 있는 기업들을 골라 성남FC에 후원금 133억여원(제3자 뇌물)을 내도록 한 것으로 봤다. 피해액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중대하고, 사건 관련자들과의 말 맞추기 우려 등이 있는 만큼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방권력과 부동산개발업자의 불법 정경유착을 통한 지역 토착비리로 극히 중대한 사안”이라고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도 이 대표에 대한 강한 구속 수사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더구나 이 대표는 총 세 차례 검찰 소환조사에서 “진술서로 갈음한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대표의 진술 태도에 비춰 말 맞추기 등으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김용·이화영씨를 잇달아 접견해 “알리바이를 만들라”고 말한 점은 회유 가능성을 방증한다.
이 대표는 어제 “검찰 독재정권의 헌정질서 파괴에 의연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표가 현역 국회의원이고 현재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려면 국회의 체포 동의를 받아야 한다.
불체포특권은 과거 독재정권하에서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존치 이유가 사라졌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불체포특권 폐지에 대해 “100% 찬성한다”며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요즘 이 대표의 행태는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방탄’ 꼼수의 연속이다. 이 대표가 온갖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면 이제라도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야 한다. 민주당도 의원 표 단속을 통해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시도하는 대신 민심을 수용하고 이 대표가 성실하게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밀어붙이면 민심의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