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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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에 삶 전부 녹여내…젤리클 월드 자체가 하나의 세상”

‘멍커스트랩’ 役 맡은 맷 크르잔

“‘젤리클 월드’ 자체가 하나의 세상인 셈입니다. 아기처럼 (신인 배우로) 왔다가 연장자 배우들을 보고 배우며 자신의 역할을 승화시켜 나가는 거죠. ‘캣츠’ 안에 (제가 성장해온) 삶이 다 녹아 있어요.”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세계적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내한공연에서 ‘멍커스트랩’ 역으로 나선 맷 크르잔(42)은 ‘캣츠’가 매우 각별한 작품이라고 했다. 19년 전 ‘캣츠’와 인연을 맺은 크르잔은 지난 1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대학에서 노래와 연기, 춤을 배웠는데 졸업 후 처음 얻은 일자리가 ‘캣츠’였고 스윙 배우로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맷 크르잔이 ‘멍커스트랩’으로 분한 모습. 에스앤코 제공

“처음 ‘캣츠’ 무대에 올랐을 때는 춤을 잘 춰야 하는 역할로, 멍커스트랩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성장할수록 앙상블에서 멍커스트랩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이번 공연을 같이하는 배우 대부분이 작품 안에서 함께 자란 배우들이에요.”

26마리 고양이가 등장하는 ‘캣츠’에서 멍커스트랩은 젤리클 고양이 무리를 이끌고 보호하는 지도자 고양이로 극 초반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무도회)와 고양이들을 소개해 ‘사회자 고양이’로도 불린다. 한국 무대는 처음인 크르잔은 이번 공연에서 상주 연출과 안무도 맡을 만큼 다재다능한 배우다.

그는 상주 연출로서의 역할과 관련, “(공연을 무대에 올린 뒤 돌아간 연출가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유지하는 게 일이다. 커버(대역 배우)들이 갑자기 투입돼도 언제든 같은 수준의 공연 질을 유지하도록 지도하는 등 신경 써야 할 게 많다”고 설명했다.

맷 크르잔. 에스앤코 제공

크르잔은 ‘캣츠’가 오랜 시간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관객이 공연장에 갈 때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입니다.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른 신비롭고 마법 같은 순간이 ‘캣츠’만큼 많은 작품이 있나 싶어요. 그렇다고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공감대를 형성 못 하는 것도 아니고. 훌륭한 춤과 노래에다 (젤리클 고양이들) 삶 속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만져주고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이강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