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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8700원… 최저임금도 못 받는 플랫폼 가사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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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명 대상 경제 여건 변화 조사
택시기사도 시간당 8100원 그쳐
배달 1만1000원·대리 1만원 대조

플랫폼 기반으로 일하는 가사 노동자, 택시기사가 지난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시간당 임금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연구원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는 20일 음식 배달, 대리운전, 택시, 가사 노동자 6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전후 경제적 여건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9월12일부터 30일까지다. 플랫폼 노동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대가를 얻는 것을 말한다.

사진=연합뉴스

조사 결과 플랫폼 노동자의 월평균 총수입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344만2000원으로 이전(299만5000원)보다 늘었지만,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었다. 식비와 유류비 등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실질 수입이 230만원에서 216만7000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시간당 임금은 평균 9900원으로 최저임금(9160원)보다는 많았으나 업종별 차이가 있었다. 음식 배달(1만1000원), 대리운전(1만원)은 최저임금을 넘었지만 택시(8100원)와 가사(8700원) 업종은 그렇지 못했다.

 

현행법상 프리랜서로 분류되는 플랫폼 노동자는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지 않으며, 연장근무나 연차 등에 대한 각종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다. 일하러 가는 데 드는 각종 비용(식비·유류비·이동수단 등)도 개인이 지출해야 한다. 지난해 플랫폼 노동을 수행하기 위해 소요된 월평균 총비용은 전년 대비 68.0% 상승한 116만원 수준이었다.

서울 용산역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운행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특히 택시노동자의 경우, 유류비가 56만7000원에서 110만원으로 급증함에 따라 실질 수입 감소폭이 컸다. 택시노동자가 노동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월평균 160만원 수준으로 어떤 업종보다도 높았다. 서울에서 택시 모빌리티 앱을 이용해 일하고 있는 50대 택시기사 이모씨는 “기름 값이 너무 올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한 것에 대한 효과를 전혀 못 보고 있다”며 “손님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닌데, 고정으로 나가는 비용이 너무 크다 보니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사에 응한 플랫폼 노동자들은 현재 설정된 건당 보수액을 현실화하려면 10∼20%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노총은 “플랫폼 노동자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해소하는 방안은 장시간 노동이 유일하다”며 “고물가 시대에 고용·소득이 불안정한 취약 노동 계층의 생계 안정을 위한 보수 기준을 논의할 업종별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