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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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M 경영권 다툼 ‘점입가경’, 한류 발전 걸림돌 안 돼야

K팝 1세대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SM은 어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손잡고 지분 확보에 나선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반대하고 나섰다. SM 측은 하이브가 최대주주가 될 경우 SM의 고유 개성과 가치관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인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고 맹비난했다. 방탄소년단(BTS)과 뉴진스, NCT와 에스파 등 소속이 다른 세계적 국내 가수들이 ‘K팝 어벤저스’를 이루길 기대한 팬들로서는 실망스러워할 법도 하다.

 

20세기 최고 팝그룹 비틀스에 비견되는 하이브 소속 BTS의 성공신화가 있기까지 YG, JYP와 더불어 SM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K팝 1세대 가수의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SM은 1995년 출범 이후 H.O.T, 동방신기, 보아, S.E.S, 슈퍼주니어 등을 키워내 세계무대로 진출시켰다. 이면에 SM을 만든 이 전 총괄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하지만 최근 경영권 분쟁은 이 전 총괄이 자초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가 세운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은 SM 소속 가수의 음악 자문과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면서 매출액의 15%를 수수료로 받아갔다. 코스닥 상장사인 SM 주주들로서는 부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2019년 6월 SM 지분 7.6%를 가진 KB자산운용이 라이크기획과 합병을 요청했을 때 경영권 다툼은 예견됐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다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문제 삼고 현 경영진이 카카오를 끌어들여 이 전 총괄을 SM에서 배제하려 했고,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보유지분 14.88%를 넘겨 방어에 나서면서 사태가 복잡해졌다.

국민은 K팝을 대표하는 하이브와 SM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글로벌 메이저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 소니 뮤직, 워너 뮤직과 겨룰 글로벌 콘텐츠 회사로 도약하길 바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투구식 경영권 다툼은 소속 가수의 경쟁력마저 떨어뜨리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 전 총괄이 개인 사업을 위해 나무심기를 강조하면서 소속 가수의 노랫말에까지 영향을 줬다는 폭로가 대표적이다. SM 성공에는 이 전 총괄과 경영진 노고 외에 국민과 팬의 격려와 지지를 빼놓을 수 없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양측은 자칫 K팝과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음을 명심하고 자중해야 한다. 당국도 국익 차원에서 신중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