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9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가 자신에 대해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의 유가족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 사건으로 친아버지와 새어머니, 이복동생(아버지는 같고 어머니가 다른 동생)을 잃었으며 범인은 의붓오빠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 ‘운동순서 오타쿠’를 운영 중인 필라테스 강사 온도니쌤(‘불안해도 괜찮아’ 온도니쌤)은 지난 25일 공개한 ‘유튜브를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저는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른바 ‘용인 일가족 연쇄 살인사건’으로 숨진 피해자들에 대해 자신의 친아버지와 새어머니, 그리고 그가 중학교 1학년이었을 때 친아버지와 새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늦둥이 남동생(이복동생)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범인(김성관)은 아버지와 재혼하면서 새어머니가 데려온 외아들, 즉 의붓오빠라고 했다.
그는 “새오빠(의붓오빠)가 5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3명을 모두 죽였다”면서 “사실 단 하루도… (아빠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라서 지금까지도 힘든 건데,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본 게 차량 트렁크 속에서 흉기로 난도질 당한 처참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온도니는 이 장면을 떠올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온도니는 자신을 제외한 가족이 모두 살해 당한 후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붓오빠가 일가족을 모두 살해한 이유가 ‘경제적 이유’로 알려져 있지만 ‘질투심’이 진짜 이유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재혼 후 새엄마는 자기 아들에게만 사랑과 지원을 해줬고, 아빠는 새엄마 눈치를 보며 저한테 해줄 것까지 오빠에게 해줬다”며 “당연히 늦둥이 동생이 태어나면서 동생에게 관심과 경제적 지원이 쏠렸고, 새오빠는 성인이고 가정을 이루고 있었는데도 새엄마에게 계속 돈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막둥이 동생에게만 지원해주니 질투가 나서 살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붓오빠가 자신의 부친을 살해한 이유에 관해 ‘신고할까봐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홀로 남겨진 온도니는 “악에 받쳐 살았다.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꿈이길 바랐고, 꿈에서 깨길 바랐고 나쁜 마음도 많이 먹었다. 정말 누구 하나 걸려만 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아빠가 억울하고 잔인하게, 예고 없이 비극적으로 돌아가셨는데 온전히 슬퍼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게 정말 아쉽다”면서 “아빠에게 너무 미안하다. 1년은 거의 매일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온도니는 영상의 제목처럼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관해 “초반에는 내가 유튜버로 유명해져서 국민청원을 해서 (범인이) 다시 형벌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아빠의 억울함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라고 했다.
그런데 구독자들이 많아지고 ‘감사하다’는 댓글을 보면서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또한 운동에 대한 영상이 아닌, 이제야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에 관해선 “트라우마로 인한 극심한 우울증과 범불안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온도니는 “지난 6년 동안 이 아픔을 어디에 말 못 하고 갖고 있다 보니, 안에서 곪아 터지기 직전이었다. 세상에 비밀은 없고 비밀을 간직하면 병이 생긴다는 말을 깨닫게 됐다”라며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위로해준다면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잘 치유해 금방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언급한 ‘용인 일가족 연쇄 살인’은 지난 2017년 10월 범인 김성관(40)이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친어머니(사망 당시 55세, 온도니쌤의 새어머니)와 동생(〃 〃 14세)을 살해하고, 강원 평창군의 한 졸음쉼터로 이동해 의붓아버지(〃 〃 57세)마저 살해한 사건을 가리킨한다.
김성관은 범행 직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1800만원을 빼낸 뒤 아내 정모(33)씨, 딸 2명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이듬해 1월 현지에서 붙잡혀 출국 80일 만에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수사 결과 김씨는 아내 정씨와 공모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정씨와의 통화에서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등 대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정씨가 귀국 당시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 PC에는 인터넷 포털에서 ‘찌르는 방법’, ‘경동맥 깊이’, ‘망치’, ‘범죄인 인도 조약’ 등을 검색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이들 부부는 범행 후 출국하는 과정에서 면세점에서 수백만원어치 명품 가방과 지갑을 구입하고, 비행기 1등석을 탔다. 뉴질랜드에서는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고 호화로운 주택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려고 한 사실도 확인됐다.
판편 항소심 재판부는 2019년 1월18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범행 방조 혐의로 넘겨진 아내 정씨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후 김씨는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으며, 정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