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일본의 인기만화 ‘헌터×헌터’(HUNTER×HUNTER)를 흉내낸 복장을 한 채 집단싸움을 벌이려고 모인 10대 180여 명이 구속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러시아 신문 RBC를 인용한 보도에서 신문은 “지난 24, 25일 모스크바에서 싸움을 하려고 쇼핑몰, 지하츨 등에 모인 35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구속됐다”며 “이들은 헌터×헌터에 나오는 도적집단의 명칭과 마크를 사용해 (이전에도) 각지에서 폭력사건을 벌였다”고 전했다. 24일 하루에만 226명이 구속됐고, 이 중 188명은 미성년자였다. 대립하는 두 집단에 소속된 이들은 칼, 공기총, 가스통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해당 집단에 대한 상세하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민간군사회사 여단(旅團)’으로 자칭하는 그룹이다. 신문은 그러나 “민간군사회사라는 건 큰 의미가 없고, 여단은 헌터×헌터에 등장하는 ‘환영(幻影)여단’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화와 같은 모양의 거미 그림을 상징으로 하는 데 옷에 거미 마크를 그리고, 머리카락도 길러 까맣게 염색을 하기도 한다.
일본 만화 팬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체는 폭력적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150명 이상의 미성년자들이 구속되는 등 폭력사건을 일으켰다. 축구팬이나 이민자들 공격대상으로 해 심문을 하고 사과를 요구한다는 등의 소문이 인터넷 상에서 떠돌기도 한다
신문은 “러시아에서는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높아 러시아어로 번역돼 무료로 공개하는 불법 사이트가 있다”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흉내내는 코스프레도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