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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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바이든 방한 전 천공 보고서 尹에 전달, 주요 국정 개입 정황 속속 드러나”

천공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 관련 대통령실 고발 수사도 한창
천공 유튜브 영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무속인 천공(사진)의 미국 대통령 방한 문제 개입설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은 관련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천공이 주요 국정에 개입한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석연치 않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천공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역술인 천공은 대통령 관저 이전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관련자들을 고소에 나서기도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천공의 최측근인 신모씨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허모 회장 미팅 필요성과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만들어 올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해당 메시지를 받은 정법시대 전 법무팀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데, 그 전에 천공의 기획안을 보고해야 하니 허모 회장과 사전 만남이 필요하다는 지시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몇 번 만난 사이 정도’라며 천공과의 관계가 문제가 되자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정법시대 법무팀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천공이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연락하고 보고서까지 받아왔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공이 대통령 집무실 결정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외교 문제에까지 개입했다면 국정이 도사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을 향해 “내용을 잘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며 “정말 아는 것이 없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뭉개는 것인지 모호한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확실하게 답변해야 한다. 석연치 않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천공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공과 주요 국정 사안에 대한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육군참모총장 공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저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3월∼4월 두 달간 육군참모총장 공관 시시티브이 영상 기록 일체를 제출해달라’는 김의겸 의원 쪽 요구에 “개인정보보호법, 국방본부 보안업무 및 청사출입관리 예규에 따라 (시시티브이) 영상을 관리하고 있으며, 보존기간을 30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드디스크에 당시 CCTV 영상이 저장돼있다면 ‘천공 관여 의혹’을 밝힐 스모킹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경호처는 지난해 12월부터 폐쇄회로(CC)TV 등 관련 자료를 요청에 협조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경호처 협조로 자료 확보 절차를 진행하는 도중 (CCTV 영상을 저장하는)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공이 지난해 3월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해 들렀다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의 CCTV 영상이 이미 삭제됐지만 당시 CCTV 영상이 저장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디스크 존재를 처음으로 경찰이 확인한 셈이다.

 

다만 이 하드디스크에 천공이 실제로 공관에 들렀는지를 가릴 영상이 저장됐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서울청 관계자는 “(천공 관련) 영상이 있는지는 하드디스크를 확보한 뒤 포렌식을 거쳐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느 정도 분량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지에 대해 경호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