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국민의힘 시당원협의회에서 책임당원 명부가 전당대회에 출마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데 활용된 정황이 1일 포착됐다.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국민의힘 시당협 당원들에게 최근 ‘윤석열정부 성공과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김기현을 선택해달라’는 내용의 문자가 전달됐다. 문자는 해당 당협에서 기획국장을 맡은 당원 명의로 보내졌다.
문제는 온라인 입당 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 공식적인 당원명부가 아니고는 연락처를 알기 어려운 당원들도 문자 수신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당원명부가 유출돼 투표 독려 문자 송부에 이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해당 문자를 받은 당원 A씨는 온라인 입당을 통해 당원 가입을 한 후 당 행사에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어 당원명부 외에는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거나 공유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다른 당원이 자신의 연락처를 알고 투표 독려 문자를 보낼 수 있었던 데 의아함을 느낀 A씨는 문자 발송인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게 된 경위를 물었다. 당협 기획국장인 B씨 이름으로 보내진 문자의 실제 발송인은 또 다른 당원 C씨였다. C씨는 당협에서 당원명부를 받아 그대로 문자를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당원명부를 전달받은 통로로는 B씨가 지목됐다.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당원명부는 일반 당원들이 열람하거나 공유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국민의힘 규정에 따르면 각 시·도 당협에서 당원명부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은 한 사람만 부여된다. 대체로 당협위원장이 권한을 갖지만 각 당협 상황에 따라 위원장이 아닌 사람이 열람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명부를 통해 당원에게 연락이 가는 건 당원 정보를 최신화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등 확인할 때뿐”이라며 “명부를 보고 선거에서 특정인을 찍어달라는 연락은 할 수 없다. 당원명부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교부하거나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자체가 법적으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당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만일 명부를 일반 당원에게 보여줘 연락하게 했다면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 당협위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위원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우리 당협에서 당원명부 열람 권한은 위원장이 아닌 당협 소속 직원 한 명만이 갖고 있고, 제가 몇 차례 확인했을 때 유출한 적이 없었다”며 “당협위원장은 전당대회 선거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저로서는 중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 독려 문자 명의 제공자이자 당원명부를 당원들에게 제공한 의혹을 받는 당협 기획국장 B씨에 대해서도 “상근직이 아니고 지난해 지방선거 때 출마를 했던 사람”이라며 “저는 (전당대회 관련) 문자를 보낸 적도 문자를 보내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B씨는 온라인으로 당원 가입만 하고 당 활동을 한 적 없는 당원의 연락처를 문자 발송인이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제가 모르는 부분을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추측해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문자 발송인은 제 후배고 연락처를 얻게 된 경위를 떠나 본인이 스스로 정당 활동을 한 것”이라면서 “저희가 명부를 받아서 문자를 보내라고 지시를 내리고 이런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