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활용한 이메일 애플리케이션 ‘블루메일’의 업데이트 승인을 보류해 앱 개발사 측이 반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내려진 조치인데, 이번 갈등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널리 사용될 준비가 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를 보여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블루메일 개발사 블릭스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에는 챗GPT를 적용해 이용자의 기존 메일 내용과 캘린더에 저장된 이벤트를 토대로 자동으로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그러나 애플의 앱 리뷰 팀은 지난주 블루메일 측에 “이 앱은 AI 생성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지만, 콘텐츠 필터링 기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 연령을 기존 4세 이상에서 17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거나 필터링 기능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애플은 비속어, 성적 콘텐츠, 마약 관련 언급 등이 포함된 앱에 대해 17세 이상 연령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는 연령 제한이나 추가 콘텐츠 필터링 요구를 받지 않고 블루메일 앱 업데이트 승인을 받은 블릭스 측은 반발했다.
블릭스 공동창업자 벤 볼락은 “블루메일은 이미 콘텐츠 필터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비슷한 AI기능을 도입했다고 광고하는 다른 앱들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연령 제한 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루메일을) 17세 이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 다른 앱도 그래야 한다”며 “우리는 공정함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이번 업데이트 승인 보류는 빅테크 기업들이 AI챗봇의 등장과 그에 따른 위험성을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은 짚었다. 최근 오픈AI의 챗봇 기능을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이 초기 테스트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내놓거나 불안정하고 분노에 찬 반응을 보이면서 최신 AI 기술에 대한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AI 대응에서 뒤처진 애플이 어깃장을 놓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애플은 2011년 음성인식 AI 비서 서비스 ‘시리’를 선보인 기업이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성형 AI를 둘러싼 경쟁은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이 입수한 애플 내부 문서에 따르면 지난달 애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AI 컨퍼런스에서는 컴퓨터 비전, 헬스케어,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애플과 블릭스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2019년 애플 계정으로 각 앱과 웹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는 ‘애플로 로그인(Sign in with Apple)’ 기능을 출시한 뒤 비슷한 기능에 대한 특허를 보유한 블루메일 앱을 매킨토시 전용 앱스토어에서 제거한 적이 있는데, 당시 블릭스 측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이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