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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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센터’ 확충·‘교육’ 유인책… 반려동물에 진심인 오세훈

서울동물복지센터 3곳으로 1곳↑
마포·구로 이어 5월 동대문 ‘준공’
‘동물 입양 전 교육’ 수료 시 혜택
내장형칩 등록수수료 1만원 면제
吳시장, 반려동물 안심 서울 공약
‘한강공원 임시쉼터’ 현실화 위해
실무 부서 독려… 법 개정 노력도

서울시가 반려·유기동물의 치료와 입양, 교육 등을 전담하는 반려동물 복지기반시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를 한 곳 더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마포센터, 구로센터에 이어 동대문센터가 문을 연다. 유기동물 입양 전 교육을 수료하는 반려인에겐 내장형 동물등록 수수료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인 ‘반려동물 안심 서울’을 구현하고자 다양한 반려·유기동물 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 부지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 반려견 임시쉼터에서 강아지들이 반려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시에 따르면 오는 5월 동대문구 용두동 안암오거리에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다. 지상 2층에 반려동물 5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짓는다. 센터는 펫시터·동물훈련사 등 양성교육, 초·중·고등학생 대상 동물보호교육, 반려동물학과 대학생 대상 현장실습 등 각종 교육과 유기동물 입양 지원, 반려동물·반려인 여가·교육프로그램 제공, 민간보호시설 의료지원 등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올해는 센터에서 ‘사육포기동물 중재 및 기질평가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한 뒤 서울형 매뉴얼로 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시는 또 조례 개정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 전 교육을 수료할 경우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 내장형 동물등록 수수료 1만원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도 새로 추진한다. 일종의 교육유인책이다.

 

이 밖에도 시는 지난 2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여의도 한강공원의 반려견 임시쉼터와 어린이대공원,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등 총 10개소에서 운영 중인 반려견 놀이터, 취약계층 반려동물에 필수 동물의료를 지원하는 ‘우리 동네 동물병원’ 사업, 반려견·반려묘 예절교육과 문제행동 교정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서울 반려동물 시민학교’ 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 민생사법경찰단에 동물학대 전담 수사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반려견과 산책하며 방범 활동을 진행하는 ‘서울 반려견 순찰대’도 운영 중이다.

 

시가 이처럼 반려동물 정책에 힘을 쏟는 건 반려인구가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에 달할 정도로 변화한 시대상에 따른 복지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2021년 4·7보궐선거와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연달아 반려동물 안심 도시를 공약한 오 시장이 강한 의지를 갖고 정책 개발·수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강공원 반려인·반려견 임시쉼터 조성은 2년여에 걸친 오 시장의 일관된 노력이 빛을 본 결과물이라고 한다. 2021년 10년 만에 서울시장으로 돌아온 오 시장은 ‘한강공원에 반려견들이 뛰어놀 수 있는 쉼터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보궐선거 공약을 이행코자 실무부서에 정책화를 지시했다. 그러나 당시 담당 부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데다 비반려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검토 의견을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열린 주한대사 초청 춘계인사회에서 각국 대사들에게 서울비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오 시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으로는 정부와 국회에 하천에서 가축을 방목하거나 사육하는 행위를 금지(33조 4항의 3)한 하천법을 개정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했다. 2021년 10월에는 하천법 개정 지지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무총리실 등에도 적극 건의했다. 결국 올해 1월 해당 조항에 ‘동물보호법에 따른 등록대상 동물을 위한 운동·휴식시설을 설치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된 법은 오는 7월 4일부터 시행된다.

 

오 시장은 지난해 9월 관련 부서에 또 한 차례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에는 반려견 배설물 등으로 한강공원 수영장 수질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한 담당 국장에게 “사람 배설물은 되고, 개 배설물은 안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쉼터는 한강공원 수영장 휴지기에 수영장 내 휴게공간에 조성됐다. 시는 방수천과 부직포로 기초시공 후 인조잔디매트를 설치하고, 배설물 발생 즉시 친환경 제품으로 청소·소독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향후 하천변 반려견 놀이터 조성 계획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