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순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를 계기로 권력형 학교폭력 무마의 모든 것을 검증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대여(對與)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머리끄덩이를 잡아 버릇을 고쳤다’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7년 전 블로그 글을 끌어와 ‘학폭을 논할 입장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비판하며 ‘일본 잘못을 합리화하고 협력을 구걸하는 건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 같다’던 이 대표의 당 최고위원회 발언을 두고 “학폭을 논할 입장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이처럼 질문하면서 2006년 1월 ‘성남시장 당선자’ 배너가 걸린 블로그에 올라온 ‘진솔하게 내 삶을 되돌아 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과거 이 대표 글을 페이스북에서 캡처한 이미지를 공유했다.
박 의원이 공유한 블로그 글은 지금은 이 대표의 공식 SNS가 아닌 경기 성남시장이 되기 직전까지 쓰인 것으로 보이며, 2005년 12월부터 성남시장 당선 직전인 2010년 5월까지의 게시물 2800여개를 담아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등장했던 ‘웹 자서전’을 떠올리게도 했다.
2006년 1월21일 블로그에 실린 당시 글에서 이 대표는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와 함께 경북 안동에서 성남으로 이사 온 일들을 소개하고, 프레스공으로 일하던 중 기계에 끼여 왼쪽 손목이 골절당하는 사고를 입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때 처음으로 김경숙이라는 누님노동자에게 연정을 느꼈다”며 “나보다 한살 어린 꼬맹이 여자애가 나이를 두살이나 속여 나로 하여금 ‘누나’라고 부르게 하여 머리끄뎅이를 잡아 버르장머리를 가르쳐줬다”고 적었다.
또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건방지게 놀던 힘 약해 보이는 동료에게 식판을 집어 던지는 만행을 저지름으로써 공장 내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며 “공돌이 근성을 배운 것인가”라고 당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글에는 공장 생활을 벗어난 뒤 ‘법학도’가 된 일과 이후의 사법시험 등 이 대표의 과거 이야기가 대부분 담겼다.
이에 박 의원은 SNS에서 “이쯤 되면 ‘공폭’(공장폭력)이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며 “이 어린 ‘누님노동자’와 ‘힘 약한 동료’에게 머리 숙인 적 있느냐”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진솔하게 내 삶을 되돌아본 뒤에 발을 뻗기를 권한다”고 충고했다.
박 의원은 “학폭이든, 공폭이든 폭력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가해자의 진솔한 사과가 먼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