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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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뛰어놀아라” 층간소음 문제 감동적으로 해결

아래층 노부부 “아이들에게 통닭 사먹이길… 엄청난 감동”
4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웃간 큰 갈등으로 번질 수있는 민감한 층간소음 문제를 손 편지와 작은 선물로 해결한 이웃의 사연이 알려지면 누리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사는 A씨는 지난달 아래층 이웃집을 방문해 손편지와 작은 롤케이크를 전달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들이 초등학생·중학생이라 어리진 않지만, 주말에 7살 및 초등학생 조카들이 놀러 오면 목소리도 커지고 쿵쿵거리기도 한다”며 “한 번도 인사드린 적이 없어 계속 미루다가 주말에 조용히 앉아 반성하며 편지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나름 정성스럽게 쓴 편지와 작을 롤케이크를 사서 내려갔다”며 “짧은 시간 인사드리고 자꾸 안 받으신다고 하는데 편지랑 드리고 후다닥 올라왔다”고 전했다.

 

편지를 전한 지 나흘 뒤인 지난 1일 A씨는 아랫집으로부터 뜻밖의 답장을 받았다. 아래층에 사는 할아버지가 현금 5만원을 동봉한 편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들 노부부는 편지에서 “아이들에게 통닭을 사 먹이라. 편지를 받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단다. 너무나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고 있구나. 할아버지가 꼭 부탁할게. 지금처럼 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 할아버지 손녀도 초등 6학년, 3학년이야. 낮에는 아무도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는 노부부의 손 편지와 건네받은 5만원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3·1절(삼일절)을 맞아 집에서 쉬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아래층 할아버지께서 오셔서 이렇게 편지와 돈을 주셨다”며 “이런 따뜻한 마음이 너무 오랜만이라 나누고 싶어 올린다. 정말 멋진 어르신들이라 많이 배운다.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통닭을 먹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참 좋은 어르신들이다. 배우고 간다. 감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이들과 편지 쓴 마음도 대단하고 할아버지 인품은 정말 감동이고 최고다”, “좋은 이웃이 진짜 귀한 시대”라는 등의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