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백악관 "韓, 美에 수백억달러 투자… 우리 공급망 강화"

장피에르 대변인, 尹 대통령 국빈방문 관련 설명
"안보 동반자 넘어 세계적·미래지향적 동맹 성장"

미국 백악관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미국 국빈방문(state visit) 초청을 발표하며 양국의 경제적 유대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을 비중있게 거론했으나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한국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미국 국빈방문을 초청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한국의 윤 대통령, 그리고 김건희 여사를 국빈으로 초청한 사실을 소개하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두 번째 국빈방문 초청으로, 국빈만찬(state dinner) 일정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정상 외교가 극히 제한적이었던 2021년 1월 출범했다. 그래서 첫번째 국빈방문도 2022년 12월에야 성사됐다. 대상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였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경제와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미 간 파트너십을 전례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한국은 미국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했다”며 “이는 우리 두 나라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우리 공급망을 강화하며, 우리 경제에 경쟁력을 부여하는 투자”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억지력과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양국 간 방위 및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을 “군사적 또는 안보적 동반자 관계 그 이상의 진정한 세계적·미래지향적 동맹”으로 규정하며 극찬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지지해왔다”며 “한·미·일 3국 협력을 증진시키고,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함과 더불어 최근 우리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문제 해법이 그러한 협력에 부응하는 조치임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다. 다만 강제동원 문제 그 자체에 관한 언급은 생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장피에르 대변인은 “우리 두 나라는 또한 사람과 사람의 유대가 강하다”며 “미국에는 한국 유산을 지닌 많은 미국인이 있고, 우리 두 나라는 음악·텔레비전·영화를 포함한 많은 문화적 관심사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K팝을 비롯한 한류의 영향력을 거론한 것인데, 지난해 BTS(방탄소년단)가 백악관 브리핑룸을 방문했을 당시 잔뜩 흥분한 장피에르 대변인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국빈방문은 한·미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곳 백악관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을 축하하기를 고대한다”는 말로 윤 대통령 부부의 미국 국빈방문에 관한 설명을 마무리했다.

 

백악관, 그리고 우리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의 미국 국빈방문은 4월 말 이뤄지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직접 주최하는 국빈만찬은 4월26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정부수립 이래 우리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이승만(1954년)부터 박정희(1965년), 노태우(1991년), 김영삼(1995년), 김대중(1998년), 이명박(2011년) 전 대통령까지 6차례에 불과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