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새 여당 지도부는 일성으로 당정일체와 당내 화합을 강조하며 ‘원팀’ 기조를 내세웠다.
선출직 지도부가 전부 친윤(친윤석열)계로 채워진 만큼 당과 정부, 대통령실(당정대) 간 소통은 원활할 전망이지만 당내 다양성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은 하나, 한마음이 돼 국민 행복을 위해 전진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지도부의 임무는 내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이라고 밝혔다.
신임 최고위원들도 ‘당정 원팀’을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최고위원들이 모두 혼연일체가 돼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과제는 단연 단결과 화합”이라고 가세했다.
김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지도부와 함께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했고, 최고위 회의 주재에 이어 이진복 대통령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신임 지도부와 함께 오찬을 하며 당정·당내 소통에 공을 들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새 지도부와 회동한다. 이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들고 김 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에게 오는 13일 윤 대통령과 새 지도부가 만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 간 정례 회동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수석은 “대통령 일정이나 당의 일정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주기적으로 (정례 회동을) 할 수 있으면 좋다”고 했다. 당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 대통령실 참모들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 협의회도 이르면 다음주부터 재가동될 수 있다.
조만간 발표될 주요 당직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가 경선 슬로건으로 내건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이 인선에 적용될지 주목되지만, 당내에선 친윤계 위주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직 인선은) 100% 친윤으로 할 것”이라며 “일 잘하는 사람들이 다 친윤인데 친윤 일색이라고 비판받는 게 싫어서 구색 맞추기로 인선하면 무능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직 인선에서) 주춤하는 모양새가 오히려 국민과 당원들, 용산(대통령실) 쪽에 약하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당 요직인 사무총장으로는 친윤 핵심인 재선 이철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재선 정점식·이양수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조직부총장, 전략부총장으로는 초선 박성민·배현진·엄태영 의원이 거론된다. 대변인으로는 재선 이만희 의원과 초선 강민국·최형두 의원, 김 대표 캠프에서 활동한 김예령 수석대변인, 윤희석 공보총괄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재선 김석기·이만희 의원이 검토되고 있다. 당대표 비서실장으로는 TK(대구·경북) 출신의 초선 구자근 의원이 내정됐다. 김 대표는 이날 새 지도부와의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제 고민하는데 일색은 뭐냐”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원팀 기조를 내세우면서도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정치는 국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표는 앞서 현충원 방명록에 “오직 민생, 다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지금 (대통령이) 하시는 민생 행보들이 국민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국정 현안에 집중할 수 있게 국회나 당의 현안을 걱정하지 않도록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