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제 신포 일대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SLCM) 2기를 발사했다. 순항미사일의 잠수함 발사는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 잠수함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이 동해에 설정된 15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7575초(2시간6분가량)간 비행해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순항미사일은 발사 후 저고도 비행에서 궤도를 바꿔 지상·해상 요격망을 피하는 전략무기다. 탄도미사일처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북한의 주장처럼 전략순항미사일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전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 안보상 위협임은 틀림없다.
13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에 대한 반발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중대실천 조치’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도발을 감행한 것은 북한이 그만큼 이번 훈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방증이다. 비행궤도와 사거리 등 제원까지 공개한 건 남한 전역과 주일 미군까지 타격권에 들어있다는 겁박이다.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 발사, 고체추진 ICBM 발사를 위한 명분쌓기용일 수도 있다.
이번 훈련은 문재인정부에서 중단된 사단급 해병대 상륙훈련인 ‘쌍룡훈련’과 참수작전을 비롯해 20여개 야외 실기동훈련(FTX)으로 진행된다. 휴식 없이 11일 내내 24시간 진행될 정도로 훈련강도와 기간이 역대급이다. 과거 3대 한·미 훈련으로 꼽히던 독수리훈련(FE)과 맞먹는 수준이다. 방어보다는 공격에 중점을 둔 훈련인 데다, 미 핵항모 니미츠호(CVN-68·10만T), B-1B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 수위에 따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한·미 등 외부 탓으로 돌린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벼랑 끝 전술로 협상에서 유리한 패를 얻으려던 전략도 이젠 먹혀들지 않은 지 오래다. 오히려 도발 형태를 다양화하고 수위를 높일수록 한·미의 대응 강도는 더 세질 것이다. 정부는 어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북한 장사정포 킬러로 불리는 차량탑재형 신형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Ⅱ)를 2032년까지 전력화하겠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에 대응할 함대공유도탄-Ⅱ 개발기본계획도 심의·의결했다. 5년 만에 재개된 한·미 훈련은 흥정이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이번 훈련과 전력증강 계획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을 한·미동맹의 압도적 힘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돼야 할 것이다.
[사설] 한·미 ‘FS 훈련’ 돌입 , 北 도발 의지 꺾을 압도적 힘 보여야
기사입력 2023-03-13 23:22:03
기사수정 2023-03-13 23:22:03
기사수정 2023-03-13 23:22:03
北, 순항미사일 두 발 잠수함서 쏴
7차 핵실험·ICBM 발사 명분 쌓기
軍, KTSSM-Ⅱ 등 전력화 계획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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