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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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에… 대전투자청·은행 설립 ‘불똥’

市, 당초 SVB 본떠 연구용역 진행
“큰 영향 없지만 사태추이 지켜볼 것”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이 은행을 본떠 대전시가 설립하려던 대전 투자은행·대전투자청이 난관에 부딪혔다. 대전시는 당장 큰 영향은 없다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부터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중심은행’과 ‘대전투자청’ 설립 방안 연구용역에 돌입했다. 두 기관은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 지원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시는 7월 말까지 연구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전투자청은 연내에, 기업금융중심은행은 법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이장우 대전시장 임기 내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금융중심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이자, 이 시장의 핵심공약이다. 스타트업·벤처혁신기업들의 성장과 지원을 위해 과학기술 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에 본사를 둔 맞춤형 벤처투자 전문금융기관으로 SVB를 본떠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이 시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SVB를 방문해 대전 기업금융중심은행·투자청에 대한 자본출자 및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투자기업 선정 방식, 위험 관리, 인력 양성에 대한 노하우를 묻고 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교류 등도 제안했다. 조만간 정식 제안서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대전시는 올해 말까지 초기 자본금 500억원을 확보해 신기술 금융회사 형태의 대전투자청을 설립할 계획이다. 기업금융중심은행 설립 전까지 자본금을 1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투자청은 대전 대덕특구 내 기업과 스타트업·벤처기업 등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SVB 파산으로 대전시는 사업 추진에 부담을 안게 됐다. 투자은행 연구용역은 SVB 스타트업 투자 구조 및 운영안 등에 대한 분석, 대전형에 어떻게 접목할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덕특구와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서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중심은행은 흔들림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SVB 파산이 대전 투자은행·투자청 설립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지만 추이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VB의 경우 은행 파산의 전형적인 모델로 구조가 아닌 운영의 문제”라며 “대전시는 여신·수신업무를 동시에 하는 방식보다는 간접적 투자 방식으로 가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