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 대통령이 “중국이 자국 편을 들도록 설득하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뇌물 등을 줬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단교하고 대만과의 수교를 주장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외교·군사적 포위망을 뚫기 위해 남태평양 도서국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에 미크로네시아의 반발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 대통령은 남태평양 다른 섬나라 지도자들에게 보낸 13쪽 분량의 서한에서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벌이는 경우 미크로네시아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적어도 편을 들지 않는 조건으로 뇌물 등 주는 사악한 전술을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파누엘로 대통령은 부통령이 상원의원이었을 때 중국 대사가 돈이 가득 든 봉투를 건넸지만 거절한 사례를 들었다.
파누엘로 대통령은 “중국 함정이 미크로네시아 해역에서 잠재적 자원과 잠수함의 이동 경로를 그리는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며 “지난해 7월 태평양도서포럼 참석차 피지에 갔을 때 중국 남성 2명에게 미행했고, 이들이 피지 주재 중국대사관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내가 공식으로 행동하는 중국 관리들에게 신변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단교하고 대만에 수교를 위해 투명하게 자금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파누엘로 대통령은 지난 2월 대만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크로네시아가 외교 관계를 바꾸려면 우리의 미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약 5000만달러(약 649억원)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컨벤션 센터와 주정부 청사 2곳, 체육관 2곳 등 중국이 이미 시작한 각종 프로젝트를 대만이 인수하기 위한 연간 1500만 달러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의 새 전장으로 부상한 남태평양 도서국에 전담 특사까지 지정했다. 첸보 태평양도서국 사무 특사는 부임 후 지난 1∼2일 미크로네시아를 방문한 뒤 파누엘로 대통령 발언이 나온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하나의 중국은 중국이 미크로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 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정치적 전제이자 기초”라며 “중국은 수교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고 대만 당국과 어떤 형태의 공식 왕래도 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 수교국인 온두라스가 중국과 공식 관계 수립을 추진키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은 트위터에 에두아르도 레이나 외교장관에게 “중국과 공식 관계를 시작하도록 지시했다”며 “정부 계획을 이행하고 경계를 확장하려는 내 의지의 표시”라고 밝혔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는 구상을 내놓았으나 지난해 1월 취임 당시에는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월 레이나 장관이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회동했으며 대만 외교부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대만에서는 중국이 온두라스에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도록 설득에 나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온두라스 외에 교황청과 벨리즈, 에스와티니, 과테말라, 아이티, 나우루, 파라과이,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총 14개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