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사설] 청년취업 2년 만에 최대폭 감소, 맞춤형 대책 절실하다

지난 2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3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만2000명 늘었다. 이는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5월(93만5000명) 정점을 찍은 뒤 9개월째 감소 추세다. 제조업 취업자도 두 달 연속 줄었다. 실물 경기 둔화에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청년층 취업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취업자를 보면 60세 이상에서 41만3000명 늘었으나 다른 연령대에선 10만1000명 감소했다. 50대(7만7000명), 30대(2만4000명)가 늘었으나, 20대 이하 청년층(-12만5000명)과 40대(-7만7000명)는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감소 폭은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최대치다. 청년층 취업자는 4개월 연속, 40대 취업자는 8개월 연속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개선될 기미도 안 보인다. 한국경제의 미래인 청년층의 고용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사회 불안의 씨앗이 될 것이다.

최근 현대차가 10년 만에 생산직 400명을 뽑는 공채를 실시했는데 취업 희망자 18만여명이 몰려 채용 사이트 서버가 마비될 정도였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목마름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추경호 부총리는 어제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가속하겠다”며 “이미 편성된 일자리 사업을 신속하게 집행해 고용여건 개선을 뒷받침하고 당장 시급한 산업현장의 빈 일자리 해소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말만이 아니라 맞춤형 청년 일자리 확충 실적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청년 일자리 불안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 주도의 일자리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전임 문재인정부는 세금을 쏟아부어 공공 일자리를 늘렸지만 반짝 효과에 그쳐 청년 일자리 사정을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샀다. 기업들이 활발한 투자에 나서야만 청년들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그러려면 노동 개혁과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갈증에 우리 사회가 답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