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군에서 송전탑 유지보수 공사 자재를 나르던 민간 헬기가 추락, 조종사 등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헬기는 당초 강원도와 산불 진화용으로 임차계약이 맺어져 있었지만 며칠 전 업체가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헬기가 송전탑 유지보수 공사에 투입된 경위를 파악 중이다.
15일 강원도와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6분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AS350B2 기종 민간 헬기 1대가 마을회관 인근 산으로 추락했다. 이번 추락 사고로 기장 A(65)씨와 화물 운반 업체 관계자 B(51)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헬기 추락으로 인한 화재 등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를 목격한 인근 주민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하고 있었다”고 진술했고 또 다른 주민은 “일을 하고 있는데 쾅 하는 소리가 난 뒤 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60대 주민 C씨는 “헬기소리가 평소보다 커 밖으로 나와 쳐다봤더니 (헬기)꼬리가 전선에 닿으면서 굉음과 함께 공중분해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헬기가 송전탑 공사를 위해 전선을 운반하던 중 송전선로에 걸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추락한 헬기가 운반하던 전선 등이 발견됐다.
도는 이번 사고가 헬기 정비기간 중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가 산불계도, 산불진화 등을 위해 임차한 헬기가 맞지만, 현재는 정비 중으로 관리책임 의무가 업체로 넘어갔다는 입장이다. 사고 헬기의 정비 및 임차헬기 대체 운영 기간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7일까지다.
실제 도로부터 회수된 헬기는 한국전력공사 원주전력지사에서 담당하는 송전탑 유지보수 공사에 투입됐으며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임차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체 측은 헬기 회수 사유에 대해 “정비와 점검을 위한 회수가 아니다”라고 밝혀 사고 헬기의 송전탑 공사 투입 경위가 아직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 등은 헬기 사고와 관련 공사현장 투입 경위 등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추락한 헬기는 1995년 제작된 기종으로 도와 춘천권 지자체가 올해 1월 6억8000만원을 주고 민간 업체와 운용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산불 조심 기간인 1월15일부터 5월20일, 10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