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은행들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면서 경기후퇴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CN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월가는 당초 올해 하반기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었지만, SVB 파산 이후 금융권 대출이 위축돼 경기후퇴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시장 전망치는 SVB 파산 여파로 금융권 대출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 속에 하향 조정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1분기 성장률은 1∼2%대를 보이겠지만 2, 3분기에는 0∼1% 성장률에 그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마이너스 성장도 나타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골드만삭스도 중소은행들의 대출 축소와 금융권 불안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5%에서 1.2%로 0.3%포인트 내렸다.
JP모건도 중소은행의 대출 증가세 둔화가 내년이나 202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0.5∼1%포인트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채권 금리 하락과 원유·주가의 급락, 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브릭스는 신용은 기계의 윤활유와도 같다며 단기적인 충격이 진정되더라도 금융기관들의 위험회피 심리로 인해 대출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금융권, 특히 지방은행들의 대출 축소가 현지 은행과 긴밀히 엮여 있는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 대출 위축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나 최소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짐 캐런도 SVB 사태 이후 금융시장 상태가 현저히 위축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주가와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지금 상황은 시장이 마치 3번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신용대출 축소가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와중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률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SVB 사태 이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지금은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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