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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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대전공장 3년간 소방점검 ‘불량’이었다

공장 일부와 타이어 21만개를 모두 태운 불을 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이 소방시설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타이어 ‘소방시설 자체 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공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169건, 하반기 71건의 불량사항이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상반기 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와 연동된 화재감지기의 선로가 끊겨있거나 밸브가 잠겨진 상태로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소방관들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잔불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화재 감지기 상태가 불량하거나 화재 시 경보를 울려야 하는 경종이 동작하지 않았고 화재감지기 선로 자체가 단선된 곳도 여럿 있었다.

 

지난해 9월 하반기 소방 점검에서도 71건의 불량 사항이 나왔다.

 

스프링클러 설비 밸브가 불량하거나 밸브 자체를 폐쇄해 놓은 곳이 있었고, 연기감지기와 불꽃 감지기의 동작 불량, 화재 수신기의 예비전원 불량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휴게실에 감지기 자체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대전공장은 2020년 소방 점검에서도 284건을 지적받았고, 2021년에도 382건의 개선 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이번 화재로 전소된 2공장의 경우 최근 3년간 옥외소화전, 스프링클러 설비, 경보설비 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난 화재로 발생한 연기와 화염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불량 사항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해서 적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화재 발생 당시 스프링클러나 경보설비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정기적인 소방 점검 이후에도 수많은 소방시설 불량 문제가 잇따랐는데 모두 정상화됐는지 의문”이라며 “타이어 등 과다한 가연물로 인해 소방시설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화재 당시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점검한 사항들”이라며 “1년에 2번 불량 점을 다 찾아내 모두 개선 조치를 하고 소방 당국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